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대출 지원을 확대할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맞섰다. 자산이 부족한 청년에게 정책모기지 등 금융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출 문턱을 낮추면 집값과 가계부채만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충돌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토론회’를 열고 청년층 실수요자 지원과 전세대출 관리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제시된 의견은 관계 부처 논의를 거쳐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부동산 정책 종합토론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안정을 걱정하는 시각과 청년·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좁아졌다는 우려가 공존한다”며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정교하게 구분하고, 전세대출이 서민 주거 안정을 뒷받침하면서도 시장 불안을 키우지 않을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청년층 대출 지원을 놓고는 찬반이 갈렸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본부장은 “현재 소득과 자산만을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면 상환 능력을 갖춘 청년이라도 집을 사기 어렵다”며 “부모의 자산 지원 여부에 따라 청년층 내부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정책모기지 등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반면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금융 지원을 확대하면 늘어난 대출 한도가 청년층이 아닌 매도자나 개발업자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출 규제 완화를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것”에 비유하며 공공임대와 특별공급 등 공급·재정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도 청년을 일률적으로 실수요자로 보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부모나 조부모의 자산 지원으로 고가 주택을 살 수 있는 청년과 자산 없이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청년을 구분하지 않고 지원하면 또 다른 격차와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대출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적 보증을 바탕으로 한 전세대출이 공급이 제한된 지역의 전셋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취약계층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은 “무주택 서민이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조금 더 나은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를 모두 투기로 볼 수는 없다”며 공공임대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전세대출까지 일률적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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