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최저임금]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그늘…플랫폼 노동·미만율 '숙제'

  • 플랫폼 사각지대 여전…최저임금 미만율 두 자릿수

  • "인상률 넘어 적용 범위·실효성 함께 점검해야"

15일 서울 시내 한 고용센터에 2026년 최저임금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서울 시내 한 고용센터에 2026년 최저임금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지만 제도를 둘러싼 과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행 제도로는 근로자성 판단과 근로시간 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면서도 법정 금액보다 적게 받는 근로자 비율도 여전히 두 자릿수에 달한다. 매년 반복되는 인상률 논의를 넘어 적용 범위와 현장 실효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 종사자 88만명…도급제 최저임금 첫 심의는 부결
1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달 라이더를 포함한 플랫폼 종사자는 약 88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2021년 66만1000명에서 2022년 79만50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의 종사 분야도 배달·운전뿐 아니라 가사·돌봄, 정보기술(IT), 교육·상담, 디자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종사자 상당수는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나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된다. 보수도 근로시간이 아닌 업무 건수나 성과에 따라 받는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 최저임금 산정을 놓고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임금을 시간 단위로 산정하기 어려운 도급제 근로자에게 생산량이나 성과 단위로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에 따라 별도의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도급제 근로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처음으로 정부 심의요청서에 포함돼 공식 논의됐다. 노동계는 배달 라이더와 대리운전기사 등에게 서비스 한 건당 최저보수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업무 형태가 서로 다르고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워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결국 관련 안건은 표결에서 찬성 11표, 반대 15표로 부결됐다.

다만 최근 법원 판단은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자성 논의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3일 배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한 라이더가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라이더가 독립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보수와 업무 수행 방식도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모든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을 일괄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애플리케이션과 알고리즘을 통한 업무 배정·통제도 지휘·감독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향후 최저임금 적용 범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근로자 8명 중 1명 최저임금 미달…현장 실효성도 과제
제도 적용 대상이면서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도 여전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로 집계됐다. 임금근로자 8명 중 1명꼴로 법정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받은 셈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미만율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수준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제도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플랫폼 노동처럼 기존 근로자와 개인사업자의 경계에 놓인 종사자를 어떤 방식으로 보호할지와 함께 영세 사업장의 지급 능력, 근로감독과 지원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임위 공익위원들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최저임금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플랫폼 산업 성장으로 고용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최임위에서는 해마다 비슷한 논의만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동경제학회장을 지낸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종사자는 일반적인 임금근로자와 성격이 달라 현행 최저임금 제도에 그대로 포함하는 방안뿐 아니라 별도의 보호 방식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매년 최저임금 논의가 인상률과 금액에만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는 적용 범위와 미만율, 변화하는 고용 형태와 업종·지역별 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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