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자 보류지도 선별…잠실은 팔리고 수색은 낮췄다

  • 잠실진주, 39억에도 대다수 소화…은평은 한 달새 8000만원 낮춰 재입찰

  • 대출 죄기에 현금 동원력 '시험대'…핵심 입지는 흥행, 비선호지는 가격 내려 재매각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나오는 보류지 시장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현금 동원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핵심 입지 신축 보류지는 40억원 안팎의 고가에도 대부분 소화된 반면, 일부 단지는 유찰 끝에 가격을 낮춰 재매각에 나서고 있다.

14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전날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보류지 1가구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은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며 최고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낙찰자를 선정한다.

조합은 지난달 전용 59㎡ 2가구와 전용 84㎡ 4가구 등 모두 6가구를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했다. 당시 입찰 기준가격은 전용 59㎡ 30억8000만원, 전용 84㎡ 39억800만원이었다. 전용 84㎡ 가격이 40억원에 육박했지만 6가구 가운데 5가구가 한 차례 입찰에서 주인을 찾았다.

재입찰 대상은 유찰된 전용 84㎡ 1가구뿐이다. 조합은 이번에도 입찰 기준가격을 기존과 같은 39억800만원으로 유지했다. 현재 동일 면적 호가가 43억~46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은평구 수색7재개발조합은 보류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합은 지난 6월 초 전용 84㎡ 보류지를 입찰 기준가격 15억원에 내놨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같은 달 24일 기준가격을 14억5000만원으로 낮춰 공개 매각했지만 다시 유찰됐다. 이후 이달 재공고에서는 입찰 기준가격을 14억2000만원으로 낮췄다. 약 한 달 만에 가격이 8000만원 내려간 셈이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을 사업 마무리 단계에서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주택이다. 청약통장 없이 입찰할 수 있고 조합원 자격도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반분양과는 다른 시장으로 분류된다.

다만 낙찰 이후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납부해야 해 충분한 자금조달 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대출 규제와 DSR 관리 강화로 현금 동원력이 중요해지면서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른 수요 차이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보류지 시장에서도 흥행 단지와 비인기 단지의 차이는 뚜렷하다. 경기 의왕시 ‘인덕원퍼스비엘’은 지난달 공급한 보류지 16가구가 모두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도 보류지 12가구 가운데 10가구가 낙찰됐고, 일부 전용 59㎡는 최저 입찰가보다 1억7000만원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반면 입지 경쟁력이나 가격 매력도가 떨어지는 단지는 반복 유찰을 거쳐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보류지는 일반 매매보다 자금 납부 일정이 빠듯한 만큼 대출 여건이 나빠질수록 매수층이 현금 여력을 갖춘 수요자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보류지는 일반 매매보다 자금 조달 기간이 짧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시장”이라며 “최근 대출 규제와 DSR 강화로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수요자의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보류지 시장도 입지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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