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호르무즈 두고 美·이란 정면충돌…공습·보복 격화

  • 美, 호르무즈 상선 피격에 보복…전투기·드론 동원해 군사목표 타격

  • 이란,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 미군시설에 미사일·드론 공격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수위가 다시 급격히 높아졌다. 이란이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한 뒤 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하자 미국은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약 140곳을 공습했고, 이란도 중동 지역의 미국 표적을 겨냥한 공격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에서 선박들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 가운데 선박 시스템을 끄고 해상 안보를 위협한 선박 한 척에 경고 사격을 가해 멈춰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그리고 미국의 역내 개입이 끝날 때까지 폐쇄된다"며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 기준 11일 오후 7시 15분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 'M/V GFS 갤럭시'호를 노골적으로 공격했다"며 이번 주 세 번째 대이란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민간 선원 1명이 실종됐다. 선내에서는 화재가 발생했고 엔진실도 크게 파손돼 자체 항해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앞선 상선 공격 이후 종전 양해각서(MOU)를 준수할 기회를 얻었지만 다시 이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민간 선박과 선원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역량을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작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 남부 곳곳에서는 폭발음과 화염이 관측됐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란 현지 매체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의 케슘섬과 남부 아살루예·부셰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아살루예에는 이란의 주요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부셰르에는 이란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상업용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란 국영방송 IRIB를 인용해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세 차례, 시리크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에서도 폭발이 보고됐다.

중부사령부는 이후 별도 공지를 통해 공습을 마무리했다며 전투기와 드론, 정밀유도무기 등을 동원해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약 140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에는 미사일·드론 기지와 해군 시설, 탄약 저장고, 통신망, 해안 감시시설 등이 포함됐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주에만 이란 내 목표물 30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도 중동 지역의 미국 표적을 겨냥한 공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정규군과 혁명수비대가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의 미군 시설을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프린스 하산 공군기지의 미군 지휘통제소와 MQ-9 무인기 격납고, 쿠웨이트의 패트리엇 방공 포대와 탄약고·레이더 시설,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사령부의 통신·레이더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 오만 두큼항의 미군 재급유·군수시설도 타격했다며 미국이 추가 행동에 나설 경우 더 강한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크라미 니아 이란군 대변인은 "미군은 종전 양해각서(MOU)의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 국민의 주권을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표적 목록은 계속 갱신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종전 MOU를 체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와 통제권을 둘러싸고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양국은 종전 MOU 서명 9일 만인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공습과 보복 공격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지난 8일에도 이틀 동안 이란 남부 지역을 공습했고, 이란은 쿠웨이트와 카타르, 바레인에 있는 미군 주요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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