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회 앞두고 벌써 기싸움…세금이냐 공급이냐

  • 세제 강화론 대두… 보유세·장특공 개편 쟁점

  • 보유세·양도세 동시 규제시 부작용 가능성도

  • 서울시, 전월세 안정에 방점… 주택 수급 개선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방향을 둘러싼 기싸움이 시작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초고가·다주택·비거주 주택에 대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울시는 공급 확대와 전월세 안정이 우선이라고 맞서는 분위기다.

12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공급·금융·세제 분야별 공개 토론회를 진행한 뒤 23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는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고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의견 수렴 자리가 아니라 하반기 부동산 대책의 방향에 대한 가늠자로 해석된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매수세는 일부 진정됐지만 서울 집값과 전월세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추가 대책이 세제 강화로 갈지, 공급 보완과 임대차 안정으로 갈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가장 민감한 쟁점은 세제다.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 1주택·다주택 보유세를 차등할지, 비거주 주택에 대한 양도세 혜택을 줄일지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과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조정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세제 강화론의 명분은 투기 수요 억제다. 고가 주택과 다주택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을 높이면 보유 부담을 키워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실거주 목적이 약한 투자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 기대심리를 꺾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다만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할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보유세 인상은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양도세 부담까지 커지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물 잠김’이 나타날 수 있다. 거래가 줄면 시장 가격 발견 기능이 약해지고, 실수요자의 선택지도 줄어들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유대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유대길 기자]

서울시는 세금보다 공급과 전월세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국민대토론회를 환영하면서도 핵심 의제는 세금이 아니라 공급 확대와 전월세 시장 안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값과 전월세가가 함께 오르는 현실을 먼저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시가 공급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서울 주택 수급 불안이 있다. 서울은 신규 택지가 제한적인 만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공급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공사비 상승, 조합 분담금 부담, 인허가 지연, 금융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사업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세제와 대출 규제만 강화할 경우 정비사업 추진 동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월세 시장도 이번 토론회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입주물량 감소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 월세화 흐름이 겹치면서 임차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매매 수요를 억제해도 전세·월세 공급이 부족하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낮아지기 어렵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별도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만으로 집값과 전월세 불안을 동시에 잡기는 어렵다”며 “토론회가 세금 강화 논의에만 머물 경우 매물 잠김과 거래 위축 논란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공급, 세제, 임대차 대책을 함께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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