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의 두 번째 재판이 열린다. 첫 재판에서 범행 목적에 대한 입장 표명을 미뤘던 장윤기가 검찰이 확보한 결정적 증거들 앞에서 범행 동기를 자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장윤기의 2차 공판을 13일 오전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에서 진행한다.
앞서 장윤기 측은 첫 공판 당시 검찰이 신청한 증거 중 차량 블랙박스 영상의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입장 발표를 미뤘다. 해당 블랙박스는 장윤기가 차량 트렁크에 숨겨둔 탓에 초기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보완 수사를 벌인 끝에 확보했다.
2차 공판에서는 블랙박스 영상 외에도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에 대한 인정 여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검찰이 장윤기의 살인 목적에 성범죄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한 근거인 '리얼돌' 과학수사 보고서와 납치 수단으로 지목된 '케이블타이' 등의 증거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인형의 목과 가슴 부위 등이 훼손돼 성범죄 목적의 살인 의혹이 짙어졌다. 또한 여학생 납치 수단으로 의심되는 케이블타이는 당초 수사 초기 차량 안에서 발견됐으나, 이후 경찰로부터 차량을 인계받은 장윤기 부친의 자택에서 검찰에 의해 뒤늦게 실물이 회수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인 장윤기의 부친과 부친이 소속된 경찰서 직원들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으로도 번지면서 논란이 연일 커지고 있다.
최근 증거 인멸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장윤기의 부친 장 모 경감은 리얼돌 등을 폐기한 배경에 대해 당시 사건 수사팀에게 아들의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 SUV 차량을 전달받은 뒤 물건을 빨리 정리해야 할 생각 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팀은 지난 11일 광주경찰청 청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이번 사건 수사 지휘부로 조사를 확대했다. 특별수사팀은 장윤기에게 '강간 목적의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현장 수사관들의 의견이 최종 수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해외 출장 중 급히 귀국해 지난 10일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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