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담' 트럼프, 잇따라 석유회사 비판 "휘발유값 더 내려야"

  • "유가 내렸지만 주유소 가격 변화 없어…갤런당 2.25달러가 적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대형 석유회사들을 공개 비판했다.

2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훨씬 낮아야 한다"며 셰브런, 엑손모빌, 셸, BP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유가는 크게 내려갔지만, 주유소 가격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 생각에는 지금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25달러(약 3500원) 수준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도 글을 올려 운전자들이 에너지 기업들로부터 '바가지'를 쓰고 있다며, 법무부(DOJ)에 즉각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대변인은 BBC에 "연료 가격은 국가안보 문제일 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의 지갑에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 내 가격 부담 완화를 보장하기 위해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조사 착수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상황으로 에너지 시장에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혼란이 있을 것이며, 이란 문제가 해결되면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석유·가스 업계를 대표하는 미국석유협회(API)는 반박에 나섰다. API의 베서니 윌리엄스 대변인은 "업계도 주유소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 안정을 회복한다는 목표를 공유한다"면서도 "휘발유 가격은 원유 가격과 정확히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전쟁이 여전히 공급과 정제, 재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란 전쟁이 한창이던 4월에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휴전 및 평화 협상 합의로 유가가 하락했고 브렌트유 가격 역시 이날 배럴당 74달러 아래까지 내려왔지만, 전쟁 전 수준인 약 70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미국 유가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이날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전쟁 전 약 60달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미국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4월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며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현재 약 3.93달러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이 역시 전쟁 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석유 회사들을 잇따라 비판하는 것은 이란 전쟁 이후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 및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석유 가격 하락을 통해 민심 회복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비용과 이익을 고려할 때 가치가 있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24%에 그쳤다. 가치가 없었다는 응답은 52%로 절반을 넘었다. 이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경고음이 커졌다. 무당파 등록 유권자 가운데 오늘 선거가 치러질 경우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4%로 두 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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