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에 유통업계도 여름 성수기 대응을 앞당기고 있다. 편의점은 얼음과 음료 등 물량 확보에 나섰고 패션업계는 냉감 의류를 조기 출시하며 수요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여름 폭염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둘러 여름 장사 준비에 돌입한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패션업계는 하절기 상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는 등 여름 성수기 대응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3월 기능성 쿨링웨어 '스노우 텍스'를 전년보다 약 40일 일찍 출시했다. 선케어와 데오드란트 등 여름철 상품도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갔고 오는 9월까지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른 더위에 소비자들이 냉감 의류 등을 찾기 시작하자 이달 1~17일 기준 CU의 하절기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미리 여름 상품 구색을 맞춘 것이 주효한 것이다.
얼음 수요 대응도 분주하다. CU는 하절기 얼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얼음 생산 공장을 야간까지 가동하고 있다. 기존 주 6일이던 얼음 배송도 주 7일로 확대했다. 편의점 특성상 얼음과 컵음료 수요가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만큼 재고 공백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일찍 여름 성수기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보양식 수요를 겨냥해 하림과 협업한 '세븐셀렉트 영양반계탕'을 선보였고, 천도복숭아와 애플수박 등 제철 과일도 전년보다 일찍 출시했다. 복날과 휴가철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상품군을 선제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얼음컵 라인업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반 컵얼음과 대용량 얼음컵, 구형 얼음이 담긴 빅볼 얼음컵, 레몬 슬라이스를 넣은 플레이버 얼음컵 등 기존 7종에 더해 지난달 6일 '스파클링아이스컵'을 추가로 내놨다. 단순히 얼음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료와 결합한 즉석 소비 수요까지 겨냥한 전략이다.
패션업계도 여름 수요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냉감 소재와 리넨 등 통기성을 앞세운 의류 수요가 예년보다 이른 시점부터 늘면서 주요 업체들은 냉감 의류 기획전과 여름 신상품 판매를 앞당기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냉감 의류와 리넨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이에 업체들도 생산 물량과 프로모션 시점을 앞당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여름 상품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은 기온 상승이 소비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도 오르면 명목 가계 소비 지출은 7월 0.3%, 8월 0.2%, 9월 0.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냉방용품과 음료, 빙과류 등 계절성 상품 수요가 늘면서 전체 소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폭염이 모든 소비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날씨와 소비 관계를 분석하면서 "폭염과 같은 기상 악화는 오프라인 쇼핑과 외식 같은 대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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