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최근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의 인터뷰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문장은 의외로 이 한마디였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시민을 섬기겠다고 말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시민 중심 행정도, 시민 우선 정책도 익숙한 표현이다.
하지만 시민을 '무서워해야 한다'는 말은 조금 다르게 들린다.
그 말 속에는 행정의 출발점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뒤 김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시작했고, 주말에는 시민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이어갔다. 시민의 이익을 행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사실 시민들의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울산 곳곳에 있었다.
청년들은 일자리와 미래를 이야기했고, 기업들은 산업 경쟁력을 걱정했다. 자영업자들은 침체된 경기를 호소했고, 시민들은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 개선을 요구해 왔다.
문제는 시민들이 말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 목소리가 행정의 중심에 놓였는가에 대한 질문이 늘 남아 있었다.
행정은 때로 조직의 논리와 관행에 익숙해진다. 절차는 남는데 목적은 흐려지고, 규정은 남는데 시민은 보이지 않는 순간도 생긴다.
그래서 시민을 무서워한다는 말은 단순한 겸손의 표현이 아니다.
행정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잊지 않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물론 지금은 출발선이다.
민선 9기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고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시민 중심 행정 역시 결국 결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방향은 중요하다.
도시의 변화는 거창한 구호보다 행정이 누구를 바라보며 움직이느냐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울산은 지금 산업 전환과 지역경제 회복, 청년 인구 유출 등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해답은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좋은 행정은 시민 위에 서지 않는다. 시민 곁에 선다.
그리고 시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행정이라면, 적어도 시민을 외면하는 행정보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출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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