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기술유출 의혹' 조단위 손배소 예고...대한전선 "확대 해석 부적절"

  • 전선업계 1·2위 간 대규모 법적 공방에 '촉각'

  • 생산설비 구축 및 기술개발 비용, 경쟁사 부당 이득 등

  • 대한전선 "수사 대상 해저 1공장 일부... 확대 해석 부적절"

LS전선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사진LS전선
LS전선 강원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사진=LS전선]

국내 전선업계 1위 LS전선이 자사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받는 2위 대한전선을 상대로 수조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면 형사 절차와 별개로 역대급 민사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경찰이 대한전선 임원과 가운종합건축사무소 관계자 등 13명, 관련된 3개 회사를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 소재 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LS전선 공장 설계 도면과 생산설비 레이아웃 등 핵심 기술 정보를 무단 취득·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LS전선 동해 1~4공장 설계를 맡은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 비밀 유지 약정을 위반하고 내부 핵심 자료를 대한전선에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를 시작한 지 약 3년 만에 나온 결과다. 

LS전선은 사실 관계가 인정되면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확대된다는 주장한다.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구축과 기술 개발에 투입된 비용, 경쟁사 부당이득,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 기회 상실 등을 감안하면 수조 원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LS전선은 총 5개 생산라인을 갖춘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는 데 약 1조원을 투입했다. 특히 해당 기술 도용으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고,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기술인 만큼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 사안이라는 게 LS전선 측 주장이다. 

LS전선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기술 도용 의혹이 있는 공장을 기반으로 안마해상풍력과 영광낙월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낙월해상풍력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고, 여러 프로젝트 규모를 토대로 향후 조 단위 피해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간 조 단위 손해보상 소송전은 사례가 드물다. 가장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술 특허 관련 영업비밀 분쟁 과정에서 수조 원대 배상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합의금 2조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분쟁이 마무리됐다. 

소송전 발발 여부는 검찰 판단에 달려 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가운데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을 검토한 뒤 최종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기소 기능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안이 시행되는 만큼 그 전에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한편 해저케이블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전력 인프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해상풍력과 원전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공급하려면 장거리·대용량 송전이 가능한 해저케이블 구축이 필수적이다.

해저케이블은 생산 설비와 공정 노하우가 품질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며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LS전선은 동해 공장을 중심으로, 대한전선은 당진 공장을 통해 해저케이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선 측은 전체 생산체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 수사 대상은 해저케이블 1공장 설계 및 설비 일부일 뿐, 해저케이블 생산 기술 전반이나 전체 생산체계에 대한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면서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구축 비용과 기술 개발 투자비 대부분은 이번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현재 수사 대상이 되는 해저 1공장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대상과는 무관한 시설"이라고 밝혔다. 

조단위 손해배상 소송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한전선 측은 "해저케이블 사업 전반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비나 공장 건설비 전체가 곧바로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마해상풍력, 영광낙월해상풍력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는 발주처의 엄격한 기술·품질·수행능력 평가를 거쳐 수주한 사업으로, 특정 설계 자료와 수주 결과를 직접 연결하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경쟁사가 주장하는 조 단위 손해 규모는 아직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된 일방적 추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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