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수출만으론 부족하다"…해외 법인 늘리는 식품업계

  • 해외 사업 성장에 현지화 전략 강화

  • 판매·마케팅·연구개발 거점까지 구축

주요 식품기업 해외 법인 현황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주요 식품기업 해외 법인 현황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 현지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K-푸드 열풍과 함께 해외 사업이 성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자,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유통·마케팅·제품 개발 역량을 직접 확보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농심·삼양식품·빙그레 등 주요 식품기업들은 최근 해외 법인을 신설하거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법인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뉴질랜드와 미국, 베트남, 중국에 이은 해외 거점으로, 오뚜기는 일본 법인을 통해 라면류와 소스, 참기름 등을 선보이고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뚜기의 일본 진출은 해외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와 맞물려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955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 매출은 9.6% 늘어나며 전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0.9%에서 11.5%로 상승했다. 해외 실적이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현지 거점 확보를 통해 성장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 '농심 유럽'을 설립한 데 이어 이달 러시아 모스크바에 판매 법인 '농심 러시아'를 출범할 예정이다. 연평균 10%대 성장이 예상되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이다. 현재 농심은 북미·중국·일본·베트남·호주·유럽 등 주요 권역에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은 현지 프리미엄 라면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로 영업망을 넓히는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농심은 2030년 유럽 매출 3억달러, 러시아 법인 매출 3000만달러를 목표로 삼았다.

삼양식품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물류 전담 법인을 추가로 세웠고, 올해 초에는 영국 판매 법인 '삼양푸즈 UK'를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바헤닝언 인근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마련해 식물성 원료 기반 식품과 기능성 식품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했다. 현재 삼양식품은 상하이·미국·일본·인도네시아·싱가포르·유·영국 등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이다.

빙그레는 지난해 12월 호주 법인 'BC F&B Australia Pty Ltd.'를 설립했다. 기존 직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유통 단계를 줄이고 현지 밀착형 영업·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빙그레는 장기적으로 호주를 오세아니아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제조·수출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빙그레는 현재 중국·미국·베트남·호주 등 4개 해외 법인을 운영 중으로, 이 가운데 미국 법인은 지난해 매출 97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해외 사업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았다.

업계에서는 해외 법인이 단순 판매 조직을 넘어 현지 유통망 구축과 브랜드 관리,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전략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 수요가 커지면서 현지 소비자와 유통망을 직접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해외 법인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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