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 관리체계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안전 관련 주요 사항이 1년에 단 두 번 대표이사에게 공유되는 구조였던 한편 안전 업무를 전담하는 총괄 임원은 없었다. 이에 향후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안전보건 관련 주요 사항을 대표이사까지 보고하는 체계를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이사에게 보고하는 핵심 내용은 안전보건 분야 핵심성과지표(KPI)다. 한화에어로는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보건경영 강화를 위해 관련 지표를 KPI로 관리해 왔다. KPI 결과를 비롯해 안전 인력과 재해 예방을 위한 예산 집행, 사업장의 유해 위험요인 발굴 등과 같은 사항이 대표이사에게 정기 보고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6월 말 공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5'를 통해 안전보건 관련 주요 사항을 반기마다 대표이사에게 보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위험 공정이 많은 방위 사업장 특성을 고려할 때 반기 보고만으로 안전 리스크를 적시에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전사업장에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하며 이러한 안전 관리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대전 유성구 소재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는 원인 미상의 폭발 사고가 발생하며 총 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0여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섰다.
더불어 한화에어로 내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임원이 부재한 점도 논란거리다. 현재 회사에서 안전 관련 최고 직책은 환경·안전·보건(ESH) 실장인데, 이는 부장급이 맡고 있다. ESH실 산하 안전경영팀장뿐 아니라 최고안전환경책임자(CSO)까지 겸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방산기업 중 규모가 더 작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D&A)와 현대로템은 이미 안전 전담 임원 체제를 갖추고 있다. LIG D&A는 안전환경실을 컨트롤타워로 임원인 권호섭 실장이 전담하고 있다.
또 현대로템은 전무인 김익수 경영지원본부장이 CSO를 겸하고 있고, 산하 조직 안전경영지원실도 박영순 상무가 실장을 맡고 있다. 6개 지역본부별로도 안전보건관리 총괄 책임자를 별도로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전반적으로 안전 관리체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화에어로의 산업재해율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반등했다. 2021년 0.15%에서 다음 해 0.11%로 소폭 낮아졌던 산업재해율은 2023년 0.13%, 2024년 0.14%로 계속 상승 추세다. 회사는 '2026년 목표치' 역시 2022년엔 0.10%로 잡았다가, 2024년부턴 0.11%로 다시 올려 잡았다. 다만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현 ESH 실장은 20년 이상 안전 관련 보직만 수행했고, 안전공학 박사 학위를 가진 회사 내 최고의 안전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안전 관리체계를 어떻게 운영해 왔는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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