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아의 산업예보] 전력난에 선박엔진 찾는 美 데이터센터…K-조선 '뜻밖의 호재'

  • 데이터센터 전력은 폭증하는데 가스터빈은 공급 부족

  • 선박 추진·발전용인 중속엔진 대체 전력원으로 주목

  • "발주 문의 많이 들어와...납기 짧고 유연한 대응 덕분"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인공지능으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ChatGPT]
오늘의 조선업계 맑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용 엔진이 새로운 수혜 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가스터빈 공급은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선박 추진·발전용으로 쓰이던 중속엔진이 대체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업계가 선박 건조를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5년 31GW에서 2027년 66GW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가스터빈 공급난은 점점 더 심해져 대형 가스터빈 납기는 5년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이고 소형 가스터빈 역시 납기가 최소 18개월에서 최대 36개월 수준까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스터빈 병목의 대안으로 선박용 발전엔진이 떠오르고 있다. 선박 엔진은 빠른 시동과 안정적인 부하 대응이 가능해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여러 대의 엔진을 묶어 발전설비를 구성할 수 있어 대규모 전력 공급에도 무리가 없다.

실제 수주도 이뤄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업체 에이페리온 에너지 그룹(AEG)과 20MW급 하이엠센(HiMSEN) 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하이엠센 엔진은 원래 선박 추진 및 선내 발전용으로 개발된 중속엔진이다. 계약 규모는 총 684MW·6271억원으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발전엔진 수주다. 공급 장비는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 수주를 넘어 조선업계 사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선박 발주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던 엔진 사업이 AI 데이터센터라는 신규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HD현대마린솔루션이 해당 프로젝트의 엔진 유지보수 사업에도 참여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엔진과 STX엔진 역시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전력기기뿐 아니라 발전엔진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감안하면 비상전원과 분산형 발전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다수의 발주 문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박용 발전엔진이 가스터빈에 비해 납기가 짧고 소규모 발전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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