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제조업 'AX 전환' 첫발 뗐지만...실행계획 구체화는 과제

  • 경남TP, '제1회 산업 AX 확산 전략 세미나' 개최...중장기 전환 의제 공유는 '긍정적'

  • 제조기업 79%는 여전히 디지털 '걸음마' 단계...노후 설비·데이터 부족 등 현실 장벽 높아

  • "화려한 청사진보다 예산·실증 촘촘해야...AX는 세미나장이 아닌 공장 현장에서 완성"

지난 20일 경남테크노파크 산업 AX 확산 전략 세미나 개최 사진사진경남테크노파크
지난 20일 경남테크노파크 산업 AX 확산 전략 세미나 개최 사진[사진=경남테크노파크]


경남테크노파크가 지역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 이른바 ‘산업 AX(AI Transformation)’ 확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인공지능이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역 제조기업에 중장기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TP는 지난 1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산업 AX 확산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올해 출범한 디지털협업지원센터의 신규 기능 가운데 하나로 추진된 첫 행사로, 지역 제조기업 관계자와 산학연 전문가, 유관기관 담당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제조 AX 시스템 구현 기술과 제조 현장 문제해결형 AI, 자율제조 기술 동향 등이 소개됐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 방안과 향후 산업 변화 방향도 함께 논의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경남인공지능혁신본부와 디지털융합사업팀이 제시한 제조 현장 진단이었다.  경남인공지능혁신본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남 제조기업의 약 79%가 디지털 전환 성숙도 1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단계 기업은 20%, 3단계는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상당수 기업이 여전히 기초적인 디지털화와 일부 공정 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자율제조나 멀티에이전트 AI와 같은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데이터 부족과 노후 설비, 전문인력 부족, 투자 부담 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경남TP 역시 이러한 현실을 인정했다. 영세 중소 제조기업 대부분이 디지털 전환 초기 단계에 있어 자율제조와 멀티에이전트 AI를 즉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데이터 연계와 핵심 시스템 구축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경우 향후 3~5년 안에 일부 공정을 중심으로 AI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무부서가 제시한 지원 방향도 비교적 구체적이었다. 경남TP는 제조 현장의 설비 노후화로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데이터 수집 환경 구축과 데이터셋 표준화, 가공 및 활용 체계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개별 기업이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는 업종별 데이터 라이브러리 형태로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양성 분야에서는 학생과 미취업자,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AI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실습 중심 교육을 확대해 제조업 현장 활용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반면 기관 차원의 후속 지원 체계는 앞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TP는 현재 경남마산 스마트그린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AI 도입 지원 사업을 기획하고 있으며, 데이터 수집과 AI 솔루션 도입, 실증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는 향후 지원 규모와 실증 범위, 현장 적용 결과가 축적되면서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TP는 세미나 참석 기업을 대상으로 AX 수요를 조사한 뒤 기존 AX·DX 컨설팅 사업과 연계해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식적인 후속 컨설팅 요청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TP도 올해 신규 기능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아직 현장 적용 성과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디지털협업지원센터가 올해 출범했고 이번 세미나 역시 첫 행사였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성과 수치보다는 지역 제조업의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실질적인 지원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경남 제조업은 조선·기계·방산 등 업종별 특성이 뚜렷하고 기업 규모에 따라 디지털 전환 수준도 큰 차이를 보인다. 경남TP가 밝힌 것처럼 업종별 수요 발굴과 수준 진단, 데이터 구축, 실증 지원,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세미나는 산업 AX 논의를 본격화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는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지원과 실증 성과가 뒤따를 수 있을지, 그리고 제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경남TP에 주어진 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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