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너지 노렸지만…정태영式 PG 사업 흔들

  • 현대카드 자회사 블루월넛 9년 연속 적자

  • 내부거래 비중 확대에도 수익성 되려 악화

  • 신사업 '차량 내 결제' 성장 더뎌…"긴 호흡 필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체제에서 미래 모빌리티 결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출범한 블루월넛이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물량을 기반으로 한 차량 내 결제 사업이 예상만큼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겨냥한 사업 구상이 시장 성장 속도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루월넛의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은 29억원으로 전년(1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2017년 이후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손실은 238억원에 달한다.

블루월넛은 2016년 말 정태영 부회장 등 현대카드 경영진 주도로 설립된 전자지급결제대행(PG) 자회사다. 현대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유·충전·통행료 등 커넥티드카 기반 결제 시스템을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서 차량 내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 아래 출범했다.

출범 초기부터 현대모비스와 협업해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커넥티드카 시대를 겨냥한 사업 모델 구축에 나서며 기존 PG사와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후 렌터카·인증중고차 등 계열 기반 결제 서비스도 늘리며 외형을 꾸준히 확대했다. 블루월넛이 지난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1658억원으로 전년(1426억원) 대비 16.2% 증가했다. 전체 매출(1863억원)의 89%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기아 관련 결제대행수수료 매출만 143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블루월넛이 오랜 기간 준비한 현대차·기아의 차량 내 결제 서비스인 '인카페이먼트' 서비스가 2022년에야 본격 출시된 만큼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1년 인카페이먼트 서비스를 시작한 르노코리아도 저조한 이용률로 약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차량 내 결제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블루월넛의 수익성 개선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블루월넛의 수익성 부진 원인으로 PG 사업 특유의 낮은 마진 구조와 높은 초기 투자 비용을 꼽고 있다. 차량 내 결제와 커넥티드카 기반 서비스는 시스템 구축·운영 비용 부담이 큰 반면 수익은 결제 수수료 중심으로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사업 구조가 외부 고객 확대보다 그룹 계열 거래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수익 다변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내 PG 시장이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카드도 2016년 PG 자회사였던 올앳을 KG이니시스에 매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내 결제 사업은 현대차그룹에서 주도했다기보다 현대카드에서 신사업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블루월넛이 출범 초기부터 관련 연구개발을 많이 진행했지만, 대중화에는 긴 호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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