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항소심 첫날 尹·김용현·노상원 재판부 기피 신청...재판 잠정 중단 

  • 윤석열,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재판부 기피 신청..."내란전담재판부 위헌성 판단 옳지 않아"

  • 재판부 변론분리 결정...당분간 조지호, 김봉식, 목현태, 윤승영 대상으로 공판 진행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재판이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12·3 비상계엄의 주요 피고인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면서 재판이 잠정 중단됐다.

14일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첫 공판에서 전날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한 윤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언급하며 "변론을 분리하고 공판 기일은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은 전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뒤 이날 법정에 불출석했다.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은 재판부가 내란전담재판부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각하하자 이에 반발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내란전담재판부가 내란전담재판부법의 위헌성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5분간 휴정이 진행됐고, 휴정 끝에 이 변호사는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다. 김 전 장관에 이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측도 마찬가지 이유로 재판부 기피 신청에 동참했다.

주요 피고인들이 줄줄이 재판부 기피 신청에 나서자 특검팀은 "기피 신청은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며 재판부에 간이 기각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간이 기각 결정은 형사소송에서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하거나 불필요한 법관 기피 신청이 있을 때, 해당 법관이 직접 신청을 닫아버리는 조치다.

그러나 재판부는 "현 단계에서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절차적 명확성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변론을 분리하고 공판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용현·노상원·김용군 등 4명의 재판은 정지됐고 이들 모두는 법정에서 퇴장했다.

변론이 분리된 뒤 특검은 남은 피고인들을 대상으로 항소 요지서를 낭독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이 우발적 계엄이 아닌 치밀한 사전 공모였다며 원심의 판단은 사실 오인 내지 법리 오해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노상원 수첩과 여인형·이진우의 메모가 핵심 증거임에도 원심이 증거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2024년 10월경부터 비상계엄 실시를 전제로 한 구체적 준비가 확인됐다"며 "수첩에는 정치인과 판사 체포 구금, 폭파 전문 인원 선발 등 세부 논의가 70여 쪽에 걸쳐 담겨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관저 모임에서 한동훈 등 주요 정치인들을 언급한 뒤 '내 앞으로 잡아오면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주요 피고인들이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안가 모임을 통해 군 지휘관을 포섭하고, 북한 무력 도발을 유도해 계엄 여건을 조성하려 한 정황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 등에 일목요연하게 적시되어 있다"면서 "원심이 증거 능력을 과도하게 엄격하게 해석해 배척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피고인들에게 중형 선고를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오후에 이어진 재판에서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 피고인들에 대한 변론이 펼쳐졌다.

조 전 청장 측 변호인은 "특검 측이 설명한 내란 준비 과정에서 경찰 인원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며 "경찰은 당일 법정 질서 유지와 차단 해제를 위해 소극적으로 투입됐을 뿐 계엄 주도 세력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또한 변호인은 "내란 형성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은 10%도 되지 않으며, 피고인은 당일에서야 상황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전 청장이 현재 혈액암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점 등 양형 사유를 참작해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특검은 윤승영 전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을 지목하며 "수년간 수사 요직을 거친 경찰 간부들이 위헌적인 포고령의 내용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장 없는 체포 지원 지시가 위법함을 알고도 실행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내란 주요 임무 종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이날 재판 중계를 허용했다. 피고인 측의 반대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재판장은 "공공의 이익과 피고인의 반론권 보장을 고려해 중계하되, 국가 안보나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 촬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주요 피고인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면서 당분간 해당 재판은 조 전 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윤 전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만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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