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당국, MBK의 알테미라 인수 승인…경제안보 심사 기준은 여전히 '안갯속'

  • 배터리 관련 소재 외환법 심사 대상 올랐지만 2개월 만에 통과


  • 방산 제조와 직결된 공작기계는 불허

알테미라 로고사진알테미라 홈페이지
알테미라 로고[사진=알테미라 홈페이지]



한국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일본 알루미늄 기업 알테미라홀딩스를 약 1300억 엔(약 1조2168억원)에 인수한다. 일본 정부는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외환법)에 따른 사전 심사 끝에 이번 거래를 승인했다. 최근 MBK의 마키노프라이스제작소 인수 계획에는 중지 권고를 내렸던 것과 정반대 결정이다. 일본 당국의 경제안보 심사가 어떤 기준으로 작동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MBK는 미국계 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로부터 알테미라홀딩스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부채를 포함한 인수 총액은 1300억 엔 규모다. 알테미라는 알루미늄 캔과 공업용 알루미늄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로 매출 규모는 약 2000억 엔이다. 일본 알루미늄 캔 시장에서는 도요세이칸 등에 이어 3위 업체다. 옛 쇼와덴코(현 레조나크홀딩스)와 미쓰비시머티리얼의 알루미늄 사업이 2022년 통합돼 출범한 회사로, 같은 해까지 두 회사 사업은 아폴로가 인수해 둔 상태였다. 아폴로 산하에서 아시아 시장 개척과 재활용 사업을 확대해왔다.

알테미라는 자사가 일부 생산하는 리튬이온전지 관련 소재가 일본 정부 지정 '핵심 업종'에 해당해 인수 전 사전 심사를 받아야 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보상 중요하다고 판단한 업종에 대해 외국 자본의 투자나 인수에 앞서 신고와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관련 내용은 2022년 경제안보추진법 제정 이후 2023년 핵심 업종에 새로 추가됐다. 방위장비에도 쓰이는 데다 배터리 개발에서 앞서가는 중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아폴로가 인수하던 시점에는 이 분야가 핵심 업종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앞서 MBK는 불과 한 달 전 일본 정부로부터 정반대 결정을 받았다. 공작기계 제조사 마키노프라이스 인수를 추진했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달 외환법에 근거해 계획 중지를 권고했다. 2008년 영국계 펀드의 J파워 지분 매입 확대를 막은 이후 사실상 처음 나온 중지 권고였다. 마키노프라이스의 공작기계가 방위장비 제조 공정에 폭넓게 쓰이고 당국이 정보 유출 위험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알테미라 인수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승인이 났다. 마키노 건에서는 당국과의 협의가 10개월가량 이어졌지만, 알테미라는 약 2개월 만에 승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알테미라에 대해서는 안보 관련 우려가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승인 기준이 명확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계 펀드 업계에서는 "핵심 업종 안에서도 어디까지 승인되는지 경계가 보이지 않아 투자 판단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번 알테미라 승인으로 선례는 하나 더 쌓였지만, 일본 당국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한 시장의 불확실성은 남는다.

이번 거래는 일본 기업을 둘러싼 M&A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 압박과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배경으로 일본 기업들이 MBO(경영진참여형 인수) 등 비상장화와 사업 분리에 잇따라 나서면서, 자금력과 구조조정 노하우를 갖춘 사모펀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5년도 외국계 투자펀드의 일본 기업 M&A 건수는 226건으로 통계가 남아 있는 1998년도 이후 최대였다. 특히 대형 인수 거래는 외국계 펀드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2025년도 외국계 펀드의 인수 금액은 5조 4000억 엔으로 일본계 펀드의 4배를 넘었다.

이번 알테미라 인수 승인은 일본이 경제안보를 명분으로 외국 자본을 일괄 차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금지되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마키노는 막고 알테미라는 통과시킨 이번 결정으로 일본식 경제안보 심사의 윤곽이 일부 드러났지만, 시장이 납득할 만한 기준 제시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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