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 올림픽' 2026 베니스 비엔날레, 막 오른다

  • 프리뷰 6~8일…5월 9일~11월 22일까지

  • 총감독은 故코요 쿠오…주제는 'In Minor Keys'

  • 여성·퍼포먼스 두드러져

  • 시상식 11월로…심사위원 전원 집단 사임

  • 전쟁 이슈에 여기저기서 논란…한국관과 한국인 작가는? 

5일현지시간 베니스 시내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5일(현지시간) 베니스 시내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예술계 올림픽' 개막 
‘예술계 올림픽’으로 통하는 베니스 비엔날레가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약 7개월간 열린다. 프리뷰는 6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세계 최초의 미술 비엔날레인 이 행사는 2년에 한 번 열린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를 비롯해 베니스 시내 전역과 인근 섬에서 펼쳐진다. 2026년 총감독인 고(故) 코요 쿠오(Koyo Kouoh)가 기획한 국제전(본전시)에는 111명(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한국 작가로는 요이(Yo-E Ryou)가 유일하게 초청됐다. 마이클 주, 갈라 포라스-김 등 한국계 작가들도 본전시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엔날레는 ‘In Minor Keys’(단조로)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전(본전시)과 각국이 참여하는 국가관 전시로 구성된다. 올해는 100여개 국가관이 운영된다. 이 가운데 자르디니에 30개 상설 국가관이 자리한다. 상설 국가관에 새로 편입된 카타르는 아직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 향후 건물이 들어설 부지에 설치한 텐트형 구조물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중국, 인도, 아르헨티나,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수십개국의 비상설 국가관은 베니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본전시 ‘In Minor Keys’는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올해는 기니, 적도기니, 나우루, 카타르,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베트남 등 7개국이 처음으로 참가한다. 엘살바도르는 자체 전시관을 통해 첫 참여한다.
총감독은 누구?
2026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은 코요 쿠오(1967~2025)다. 카메론 태생으로 취리히에서 성장한 그는 2024년 말 아프리카 출신 최초 여성 총감독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9년부터 자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Zeitz MOCAA) 총괄 디렉터 겸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러나 2025년 5월, 향년 57세로 전시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비엔날레 역사상 개막 전 총감독이 별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엔날레 주최 측은 전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코요 쿠오가 구성한 5명의 큐레이터팀이 그의 뜻을 이어 받았다. 
 
사진La Biennale di Venezia
[사진=La Biennale di Venezia 누리집]
In Minor Keys
전시 주제는 음악 개념인 ‘단조(minor key)’에서 착안한 ‘단조로(In Minor Keys)’다. 코요 쿠오는 '단조의 주파수에 귀 기울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불안한 소음과 혼란 속에서 종종 잊히곤 하지만, 음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극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노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려는 이들의 선율, 상처와 세계를 회복하려 애쓰는 이들의 화음이 그것”이라고 쓴 바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화려한 볼거리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보다 느리고 깊이 있는 방식으로 예술을 탐구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예술을 성찰과 회복, 그리고 연결의 공간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전시는 명확한 섹션 구분 없이 110여명의 참여 작가들이 각기 다른 지역과 맥락에서 형성한 느슨한 관계를 바탕으로 연결하며 '관계적 지리(relational geography)'를 확장한다. 전시는 성소(Shrines), 행렬(Procession), 학교(Schools), 휴식(Rest), 퍼포먼스(Performances) 등 서로 겹치고 교차하는 주요 모티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성·퍼포먼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특히 여성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영국관에서는 2017년 터너상을 수상한 흑인 여성 루바이나 히미드(Lubaina Himid)가 참여하고 프랑스에서는 이토 바라다(Yto Barrada)가 참여한다. 이밖에도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키프로스, 덴마크 등 다수 국가관에서 여성 작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아울러 한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등 국가관에서는 퍼포먼스(행위예술)가 부각된다.
 
사진La Biennale di Venezia 누리집
[사진=La Biennale di Venezia 누리집]
 
시상식 11월로…심사위원 전원 집단 사임
베니스비엔날레는 황금사자상(국가관상, 최고작가상, 평생공로상)을 비롯해 은사자상, 특별언급상 등이 있다. 시상식은 개막식에 열린다. 다만, 올해에는 심사위원단 전원이 집단 사임에 나서면서 시상식을 오는 11월 폐막식에 여는 것이 유력하다. 심사 방식 역시 심사위원이 아닌 관람객 투표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솔라쥬 올리비에라 파르카스(Solange Oliveira Farkas)를 비롯해 심사위원 5명은 올해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비엔날레 참여를 두고 주최 측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심사위원은 앞서 인권 수호를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반인도적 범죄로 기소된 국가 지도자가 있는 나라의 국가관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전쟁범죄 혐의로 ICC가 정식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ICC 검사장이 가자지구 관련 학살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청구 단계에 머물러, 심사 대상 제외 여부는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보도들이 있었다. 
 
전쟁 이슈에 여기저기서 논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과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불참했으나, 2026년에는 다시 참여한다. 러시아는 1914년 자르디니에 상설 국가관을 개관했다. 다만 유럽연합의 반발로 프리뷰만 공개하고 그 이후에는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2024년 비엔날레 프리뷰 기간, 작가 루스 파티르(Ruth Patir)와 큐레이터들이 가자지구 상황 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국가관의 문을 닫은 바 있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작가 선정 과정에서 '전시관을 폐쇄할 수 없다'는 조건을 계약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자르디니 내 국가관이 보수 공사로 문을 닫으면서, 아르세날레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이란은 올해 참석하지 않겠다고 주최측에 통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관은 15년 만에 처음으로 비게 된다. 남아공 정부는 작가 가브리엘 골리아스(Gabrielle Goliath)의 작품 ‘Elegy’가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 1월 국가관 참여를 전면 취소했다. 해당 작품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시인 히바 아부 나다(Hiba Abu Nada) 등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내용이다. 이 작업은 베니스 카스텔로 지역에 위치한 7세기에 건설된 성당인 산탄토닌(Chiesa di Sant’Antonin)에서 전시된다.

호주 국가관은 레바논계 호주 작가 칼레드 사브사비(Khaled Sabsabi)의 2007년작 ‘You’가 헤즈볼라 지도자의 연설 장면이 포함되는 등 이와 둘러싼 논란으로 작가와 큐레이터 마이클 다고스티노(Michael Dagostino)의 참여가 취소됐다가, 예술계 반발이 이어지면서 최종적으로 국가관 참여가 재확정됐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엔날레 지원 조건에 형평성 관련 기준을 제외하고 '미국적 가치 고취, '미국의 예외성을 보여주는 능력' 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경하면서, 일부 선정 작가들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결국, 알마 앨런(Alma Allen)이 국가관을 이끌게 됐다. 
 
노혜리 작가가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에서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사진연합기사
노혜리 작가가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에서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 최고은 작가, 노혜리 작가. [사진=연합뉴스]
한국관과 한국인 작가는? 
한국관 주제는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 새 국가를 모색하던 역사적 과도기인 1945년부터 1948년까지의 해방공간을 현재진행형으로 확장하고, 이를 미학적 차원에서 다시 감각하고 이어나간다. 큐레이터 최빛나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관이 조성된 1995년에 주목했다”며 “당시 광주비엔날레가 처음 열리고 한예종이 세워졌다.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도 시작됐다. 이는 문민정부의 시작으로 이어졌다. 전환의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작가 최고은과 조혜리는 각각 '메르디앙', '베어링'이란 제목의 조각적 설치와 수행 작업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소설가 한강 등 다양한 문화 및 사회 현장 속 창작자와 활동가들이 펠로우로 참여한다. 또한 한국관은 일본관과 함께 국가관 간 협업을 추진한다. 이는 두 국가관이 협력하는 첫 사례다. 

한국 작가 요이는 본전시에 초청됐다. 갈라 포라스 김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재은 작가는 일본관 전시에 협업자로 참여하며, 조국현 작가는 탄자니아 국가관에 초청됐다. 홍은주 작가는 대만관 오프닝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이우환, 윤송이, 심문섭, 로터스 강 등의 전시도 진행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