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가는 영상 찍어 마이바흐 산다?' 베트남 오지 마을 억만장자의 비밀

  • 고수익 크리에이터가 마을 바꿔... "꾸미지 않은 산골 일상이 인기"

  • 관광·스마트농업·전통문화 보존 3대 축으로... '디지털 콘텐츠 마을' 공식 출범

벤츠를 구매해 화제가 된 리 티 카 채널 사진리티카 유튜브 갈무리
마이바흐를 구매해 화제가 된 리 티 카 채널 [사진=리티카 유튜브 갈무리]
베트남 산간 오지 마을이 유튜브·틱톡·페이스북 등으로 억대 수입을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죽순을 캐고 천을 짜는 일상을 그대로 영상으로 찍어 올렸을 뿐인데, 수백만 명이 시청하면서 마을 전체의 경제 지형이 바뀐 양상이다.

2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투옌꽝성 람빈 인민위원회는 '관광 개발과 연계한 디지털 콘텐츠 창작 마을 건설' 시범사업을 공식 출범했다고 발표했다. 람빈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이 지역 주민들이 유튜브·페이스북·틱톡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약 460억 동(약 25억 원)에 달한다.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납부한 개인소득세가 읍 전체 예산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앞서 람빈 성의 디지털 경제 성공 사례 중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다오족 청년 찌에우 만 즈엉의 이야기다. 그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차량을 구매하는 사진이 2023년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즈엉은 유튜브 채널 '리 티 카'(Lý Thị Ca) 운영자다. 3일 기준 전 세계 구독자 14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채널의 주인공은 산간 지역 소녀 리 티 카의 일상이다. 평화로운 산속 풍경을 배경으로 요리하고 집을 짓고, 밭을 간다. 또 농작물을 수확하고, 시장에서 농산물을 파는 평범한 시골 생활을 보여준다. 해당 영상은 베트남을 넘어 러시아·스페인·프랑스·미국·영국 등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700개가 넘는 영상은 조회수만 7억 회를 훌쩍 넘는다.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영사은 2377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리티카 채널 갈무리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영상은 2377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리티카 유튜브 채널 갈무리]

◆ 죽순 팔러 장에 가던 마을에서 억만장자 마을로

쯔엉 반 꽝 람빈 인민위원장은 "읍 내에 고수익 디지털 콘텐츠 창작자가 70명 이상 있으며, 개인소득세를 통해 읍 예산의 23% 이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죽순을 캐고 채소 한 줌을 뜯거나 천을 짜서 장에 들고 나가야 했고,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소매 판매만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 '디지털 경제'가 이 사람들이 자신의 물건을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마을에서는 과거에는 믿지 못할 말로 여겼던 '백만장자', '억만장자'라는 표현이 현실이 됐다. 수백 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만들며 합법적인 부를 쌓았다. 쯔엉 위원장은 "사람들이 죽순을 캐러 가거나, 찹쌀밥을 만들거나, 천을 짜거나, 낚시를 하면서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해외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수억 명이 시청한다"며 "그들은 산골 사람들의 진정성과 솔직함을 높이 평가하고 연출되지 않은 진짜 소박한 영상을 즐겨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한 해 디지털 콘텐츠 제작 수입은 346억 동(약 2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개인소득세 기여액만 15억 동(약 8500만 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람빈 인민위원회는 이 같은 성과가 아직 개별적이고, 체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관광·특산물 거래와의 연계도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관광 개발과 연계한 디지털 콘텐츠 창작 마을'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농촌 디지털 경제, 스마트농업·전자상거래와 연계한 커뮤니티 관광, 자연환경 보호·공동체 교육과 결합한 소수민족 문화 정체성 보존의 3대 축을 기반으로 한다.

우선, 지방정부는 인터넷 인프라 고도화와 농산물 라이브 판매용 장비 지원, 상품 생산·소비와 연계한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5G·6G 인터넷 확충, 일부 지역 중심으로 무료 와이파이 제공, 주민들이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디지털 생활 공간' 조성도 추진한다.

쯔엉 위원장은 "읍 내에서 성공해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청년들을 초청해 초보자들을 직접 지도하는 '커뮤니티 핵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 전문가들과 협력해 스마트폰의 기본 AI 응용 프로그램 활용법, 영상 편집, 자막 자동 생성 방법도 교육할 예정이다.

한편, 람빈 당국은 디지털 콘텐츠 창작이 창의성과 동시에 책임감, 윤리, 법규 준수를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위 정보, 사기, 지역민의 문화적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콘텐츠가 생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쯔엉 위원장은 "작은 것부터 확실하게 그 다음 확장한다는 원칙을 따를 것"이라며 "수입을 창출하고 합법적인 부를 쌓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에만 마을 전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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