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무죄→유죄' 뒤집힌 김건희 2심…형량 두 배 뛴 이유는

  • 공동정범·묵시적 청탁 인정…특검 전략 변화가 판결 갈랐다

  • 징역 4년·벌금 5000만원…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무죄 유지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통일교 금품 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징역 1년 8개월보다 형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주가 조작 일부가 유죄로 뒤집히고, 알선수재가 전부 유죄로 확대된 영향이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약 2094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시세 조종에 계좌 동원될 수 있는 점 인식"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주가 조작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김 여사가 2010년 10~11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원이 들어 있는 계좌를 제공하고 거래를 맡긴 점, 이 시기 18만주를 특정 시점과 가격에 맞춰 매도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를 통정매매로 보고 "계좌가 시세 조종에 동원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용인했다"며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와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도 판단이 강화됐다. 1심은 일부만 유죄로 봤지만, 항소심은 샤넬 가방 등 전반에 대해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통일교 측의 정부 협조 요청과 금품 제공 사이 대가관계를 인정하며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이용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명태균씨 관련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는 무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해당 여론조사가 김 여사 부부뿐 아니라 여러 인물에게 함께 제공된 점을 들어 특정 개인에게 귀속된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공천이 약속됐다고 단정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주식 시장 공정성·투자자 신뢰 훼손" 지적
법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법원 출석하는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형량을 높인 이유로 범행의 중대성과 태도를 들었다. 이에 대해 "거액 자금과 계좌를 제공하고 시세 조종에 가담했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주식 시장 공정성과 투자자 신뢰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알선수재에 대해서도 "국민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세 조종을 주도하지 않았고 가담 기간이 길지 않은 점, 금품을 먼저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이번 판결은 특검이 항소심에서 전략을 바꾼 점과도 맞물린다. 주가 조작 사건에서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공모에 참여한 공동정범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알선수재에서는 명시적 청탁이 아닌 묵시적 대가성을 부각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유죄 범위가 확대됐고 형량도 크게 늘었다.

김 여사 측은 선고 직후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1심과 2심 판단이 엇갈린 핵심 쟁점인 주가 조작 공모 여부와 알선수재 대가성 인정 범위를 두고 최종 법리 판단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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