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덮친 '소액 교통 범칙금' 사기...누리꾼들 "농촌 사람들 걱정 돼"

  • 공공서비스 포털 위장한 가짜 사이트…카드번호·CVV 입력하면 계좌 털려

지난해 말 베트남 정부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홈페이지가 발각된 모습 사진베트남 공안부 제공
지난해 말 베트남 정부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홈페이지가 발각된 모습 [사진=베트남 공안부 제공]

베트남에서 교통 위반 범칙금 납부를 빌미로 은행 카드 정보를 탈취하는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범칙금이 소액인 5만 동(약 2800원)이라는 점을 이용해 피해자가 의심 없이 카드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대도시 거주자들까지 속아 넘어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하노이에 거주하는 응옥 하씨는 지난 25일 휴대전화 번호로 "귀하의 차량이 교통 위반을 저질렀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 씨에 따르면, 문자에는 '즉시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해 벌금을 처리하라'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도메인에 '직부꽁(Dichvucong·공공서비스)'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공식 사이트로 믿고 접속했다.

은행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홈페이지 사진베트남 과학기술부 제공
은행 사이트를 모방한 가짜 홈페이지 [사진=베트남 과학기술부 제공]

그러나 해당 사이트는 국가 공공서비스 포털의 도메인명과 유저 인터페이스 화면을 그대로 모방한 가짜 사이트였다. 그럼에도 하 씨는 "익숙한 화면이기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이트는 하 씨의 차량이 '주차 방해' 위반을 저질렀다며 5만 동의 벌금을 부과했다. 심지어 카드 번호, 카드 소유자 이름, 유효기간, CVV 코드를 입력해 즉시 납부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하 씨는 "금액이 워낙 적어 바로 낼 생각이었는데 마침 카드가 없어서 정보를 기억해내지 못했다"며 "그게 아니었다면 돈을 모두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도 비슷한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다수 나왔다고 VnExpress는 보도했다.

◆ 하노이 경찰 "문자·전화로 위반 통보 없어"…가짜 포털 즉시 신고해야

하노이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미처리 교통 위반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한 뒤 가짜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해 카드를 장악하고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사기 수법이라고 공식 경고했다.

경찰은 "이 웹사이트는 피해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국가 공공서비스 포털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설계된 링크를 포함하고 있다. 피해자가 은행 카드 정보(카드 번호, OTP 코드)를 입력하면 범죄자가 카드를 장악하고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다"고 구체적으로 경고했다.

또 "현재 문자 메시지나 전화로 교통 위반 사실을 통보하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하며, 위반 사항은 서면으로 통보되고 차량 소유자나 관계자를 경찰서로 소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교통 위반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교통경찰청 공식 웹사이트나 VNeTraffic 앱을 이용해야 한다.

이 같은 가짜 웹사이트를 이용한 사기는 베트남에서 수년째 이어지고 있고, 수법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은행, 정부 기관, 전자상거래 플랫폼, 친숙한 서비스를 사칭해 가짜 웹사이트로 계좌와 돈을 탈취하는 방식이다. 이런 문자는 가짜 기지국이나 미등록 심카드를 통해 유포될 수 있다.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미등록 심카드 사용을 차단하기 위해 가입자 정보 인증을 강화하고 있으나 사기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당국은 공식 웹사이트만 접속하고 도메인, 보안 인증서, 인터페이스와 언어에 관한 비정상적인 징후를 꼼꼼히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비밀번호, OTP 코드, 개인정보는 검증되지 않은 어떤 사이트에도 절대 제공해서는 안 된다. 사기 피해가 의심된다면 즉시 계좌를 잠그고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한편, 베트남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에 강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VNeID가 모든 시스템을 빠르게 통합해 중앙에서 관리하길 바란다"며 "문제 발생 시 하나의 창구로 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또 "교통, 세금 등 업무마다 별도 앱이 많은 것도 위험하다"며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속는데 농촌 지역은 더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부는 전화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직접 방문하면 돈은 그대로 보존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와 함께 "디지털화 과정에서 사기가 너무 많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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