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원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 입법지원실장]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지난 3월 12일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 (이하 “대미투자특별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14일 한국 정부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한 한미간 양해각서를 이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아직 공포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곧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전략적투자에 수반되는 재정ㆍ외환ㆍ통상ㆍ산업정책 상의 리스크를 통제하는 동시에, 한미전략투자공사 및 한미전략투자기금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해당 전담 기구들을 중심으로 한 별도의 실행구조를 통해 투자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자산위탁, 공사의 투자 및 기금 운용을 통해 전략적투자의 집행, 자금 조달 및 운용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의 주안점
이 법은 다음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규정하고 있다. 첫째, 투자의 중층적 의사결정구조를 제도화하였다.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가 대미투자 후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및 전략적ㆍ법적 고려사항을 검토한 후,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가 투자 추진 의사를 정하는 중층적 의사결정 구조를 도입하였다.
둘째,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였다. 전략적투자를 지원하기 위하여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고, 자본금은 2조원으로 하되, 정부가 전액 출자하도록 하는 등 공사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셋째, 한미전략투자기금을 통한 재원 조달 체계를 구축하였다. 전략적투자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한미전략투자공사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고, 공사 출연금, 정부 차입금 등을 재원으로 조성하며, 대미투자를 위한 출자ㆍ투자 및 조선협력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ㆍ보증 등에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넷째, 국회의 통제 절차를 법제화하였다. 국가안보 또는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아니한 대미투자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되,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운영위원회의 심의ㆍ의결 이후 미국과의 협의를 개시하기 전에 그 내용을 국회에 사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의 주요내용
첫째, 전략적투자 및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하여(제2조), 전략적투자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대미투자와 조선협력투자 등 2가지로 분류하였으며, 상업적 합리성을 개념 정의하고 있다. 상업적 합리성은 “대미투자의 존속기간 동안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원리금 상환을 위한 충분 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판단되는 투자”로 정의함으로써 불확정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제도운영 과정에서 해석상 불확실성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별 투자안이 상업적 합리성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투자 승인 여부 및 절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하위법령의 구체적 기준 설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회의 사전동의절차와 관련하여(제3조), 국가안보 또는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아니한 대미투자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 경우 정부는 대미투자 대상 사업의 선정 또는 사업 추진 의사에 대하여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친 후 미국과의 협의를 개시하기 전에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셋째, 전략적투자의 추진체계와 관련하여(제5조 내지 제12조), 전략적투자는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의 검토와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이라는 중층적 투자 의사결정 구조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상업적 합리성, 전략적ㆍ법적 고려사항, 예상 수입 등에 대한 사전 검토 및 자료 준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넷째, 한미전략투자공사와 관련하여(제16조 내지 제39조),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정부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되는 법인으로, 위탁기관으로부터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기금의 조성ㆍ관리ㆍ운용 및 이를 통한 전략적투자 지원, 채권 발행, 차입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다섯째, 한미전략투자기금과 관련하여(제40조 내지 제44조), 한미전략투자기금은 한미전략투자공사 출연금, 위탁자산,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성되며, 대미투자계정과 조선협력투자계정 등 2개 계정으로 구분하여 관리하게 된다. 또한, 대미투자를 위한 출자ㆍ투자와 조선협력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 및 보증 등의 방식으로 추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섯째, 국회 보고 체계와 관련하여(제50조, 제51조),정부는 기금의 관리ㆍ운용, 전략적투자의 추진 현황, 성과 및 경제ㆍ산업적 영향 등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국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기금 운용 구조의 중대한 변경 또는 대규모 손실 발생 등 중요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미투자 대상 사업의 제안 또는 추진 의사가 결정된 경우, 미국과의 협의를 개시하기 전에 그 내용을 국회에 미리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의 대응방향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전략적투자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로써 추후 기업의 대미투자 및 공급망 전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공사 및 기금을 중심으로 한 투자구조가 도입됨에 따라, 출자ㆍ투자, 대출, 보증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 및 금융지원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존 개별기업 중심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 재원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투자로의 전환을 의미할 수 있다.
둘째, 거시경제 및 정책금융 측면의 영향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금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성되는 구조인 만큼 금리, 환율, 재원 배분 등 외부 요인이 투자 구조 및 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정 산업 또는 프로젝트에 자금이 집중될 경우 자원 배분의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셋째, 대미 전략적투자는 단순한 제조 투자 확대를 넘어 다양한 협력 방식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나중에는 생산시설 투자뿐 아니라 기술 협력, 공동 연구개발, 산업 생태계 차원의 파트너십, 서비스 및 디지털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모델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적으로 보면, 본 제도는 단순한 지원 정책이 아니라 투자 구조, 의사결정 체계 및 정책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전략적투자 체계로 평가될 수 있다. 향후 제도의 실효성은 하위 제도 설계와 실제 집행과정에서의 운영 방식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향후 제도의 구체적 운영 방향에 따라 기업의 대미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공급망 안정화, 기술 협력, 현지 정책 대응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의 제도를 체계적, 전략적으로 연계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의 투자운용 체계 및 제도의 정합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요청된다.
권기원 필진 주요이력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 ▲ 前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에서 객원연구원 ▲ 前 국회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 前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 ▲ 前 외교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아주경제 로앤피 고문(아주경제 객원기자) ▲법무법인 대륙아주(유한) 입법지원실장 ▲중앙대학교 의회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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