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대신 버틴다"...서울 아파트 2채 중 1채 '재계약'

  • 전세 매물 급감 영향... 대단지도 '전세 가뭄'

서울 한강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강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계약갱신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기조 계약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모양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분석 결과 올해(1~3월)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48.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갱신계약 비중(41.2%)과 비교해 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달에는 갱신계약의 비중이 51.8%로 신규 계약을 넘어섰다. 계약 유형별로 보면 전세의 53%, 월세(반전세 포함)의 29.7%가 갱신권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금 부담이 큰 전세 계약을 중심으로 재계약 수요가 집중된 모습이다.

앞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난해 10월 41.9%, 11월에는 39.8% 수준이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부터 43.2%, 올해 1월 45.9%, 2월 49%로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세값 급등과 대출 규제, 실거주 의무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올라 신규 전세 계약 시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진 데다 토허제에 따른 실거주 의무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세 매물은 서울 전반에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10일 새 서울 전·월세 매물은 구로구(-16.8%), 강북구(-13.8%), 송파구(-10.7%) 등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전세 매물만 보면 중랑구(-20.0%), 노원구(-17.0%), 구로구(-17.0%) 등에서 감소폭이 더 컸다.

전세 물량이 많이 감소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갱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세 물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중랑구의 갱신계약 비중은 70.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중랑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토허제 영향으로 투자 수요가 줄면서 전세 물건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며 "매물이 나오면 바로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중랑구 '신내6단지 시영아파트'(1609세대) 전세 매물은 0건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계약을 갱신하면 임대료 인상폭이 5%로 제한되지만 새로운 계약을 할 경우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이사 비용과 중개수수료까지 고려하면 기존 계약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출 규제와 정책 환경이 유지될 경우 월세화는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2년 전보다 전셋값이 오른 상황에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계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전세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경우 차액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 형태가 늘어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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