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연 것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의 문이자, 시장의 문이며, 국가 브랜드의 문이다. 이 문은 이미 세계를 향해 활짝 열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문을 여는 데는 재능이 필요하지만, 그 문을 통해 흐름을 만드는 데는 구조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K팝의 성공은 일부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방식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음악, 공연, 영상,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더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단발성 히트가 아니라 연속적인 성공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필요하다.
둘째, 문화는 곧 산업이다. 이번 공연이 보여준 것은 문화 이벤트가 관광, 유통, 숙박, 미디어를 동시에 움직이는 '복합 경제 효과'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문화 정책을 지원금이나 행사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문화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격상해 세제, 투자,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문화가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되고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공공의 역할은 '간섭'이 아니라 '환경 조성'이어야 한다.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규제를 줄이고, 인프라를 확충하며,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특히 대형 공연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교통, 안전 시스템은 국가 경쟁력의 일부다.
우리는 '팬덤'을 넘어 'K-헤리티지'라는 문화 자산을 생각해야 한다. BTS의 성공은 단순한 인기나 소비를 넘어, 한국의 언어·정서·서사가 세계와 만나는 통로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 이 흐름을 일회적 열광으로 남길 것이 아니라, 한국 고유의 문화 유산과 결합해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
K팝, 드라마, 영화로 확장된 한류는 전통문화·역사·지역 콘텐츠와 연결될 때 비로소 '유행'을 넘어 '유산'이 된다. 한글, 한복, 전통음악, 지역의 이야기와 같은 요소들이 현대 콘텐츠와 결합해 세계 속에서 재해석될 때, 그것이 곧 K-헤리티지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연구, 기록, 아카이빙이 필수적이다. 공연과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를 산업·관광·교육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팬덤이 소비한 경험이 다시 문화 자산으로 축적되고, 다음 세대 콘텐츠의 토대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는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축적되고 재생산될 때 국가의 힘이 된다. BTS가 연 문을 K-헤리티지로 이어가는 일, 그것이 지금 한국이 채워야 할 다음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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