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전역 대정전…전력망 붕괴 속 트럼프 "접수할 영광"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쿠바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미국의 제재 강화와 원유 공급 차질로 에너지 위기가 깊어지는 가운데 국가 전력망이 다시 붕괴한 것이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바를 접수할 영광”을 언급하며 대쿠바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17일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바 에너지광산부는 16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국가 전력 시스템의 ‘완전한 단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영전력청(UNE)도 국가전력망의 전면 가동 중단을 확인하고 긴급 복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정전으로 인구 약 1100만명의 쿠바 전역이 영향을 받았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를 최근 4개월 사이 세 번째 주요 대정전으로 전했다.
 
쿠바의 전력난은 단발성 사고보다 구조적 위기에 가깝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최근 3개월 동안 섬 전체에 원유 공급이 끊겼고, 현재는 태양광과 천연가스, 일부 화력발전 설비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원유 차단 조치 이후 베네수엘라발 공급이 막히면서 쿠바 전력망 취약성이 더 커졌다고 전했다.
 
쿠바 정부는 사태 악화 속에 미국과 대화에도 나섰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13일 미국과 양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쿠바 측은 대화가 상호 존중과 주권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강경 발언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어떤 형태로든 쿠바를 접수할 영광을 얻게 될 것”이라며 쿠바에 대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미·쿠바 간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강경한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핵심은 쿠바의 전력 위기가 일시적 정전을 넘어 국가 인프라 전반의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망 복구가 일부 시작됐어도 원유 조달과 대외 제재 환경이 함께 풀리지 않으면 불안정한 전력 수급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병원과 일부 필수 시설에 부분 복구가 시작됐지만 복구된 회선도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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