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부활' 이슈에 법조계 발칵...한법협 "시대착오적 퇴행 멈춰야"

  • "로스쿨은 음서제 아닌 기회의 사다리... 왜곡된 주장 멈춰야"

  • 재판소원 시행일 맞물려 '법조 양성 체계' 근간 흔드는 논의 중단 촉구

법원 사진연합뉴스
법원 [사진=연합뉴스]

최근 청와대에서 사법시험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가 나오면서 법조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한변협)는 성명을 통해 사법시험 부활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법협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 기되는 사법시험 부활 논의와, 이에 편승하여 이른바 신(新)사법시험도입 을 주장하는 대한법학교수회의 성명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측은 공식적으로는 검토된 바 없다는 취지로 진화에 나섰으나, 청와대에서 내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보도 및 구체적인 선발 인원(50~150 명)까지 거론되며 검토 지시가 있었다는 보도에 비추어 보면 사법시험 부활 에 관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일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만일 위와 같은 추정이 사실이라면, 이는 현행 법조인 양성 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법협은 "사법시험은 수만 명의 고시 낭인을 양산하며 국가적 인적 자원을 낭비 하고, 서열화된 기수 문화와 전관예우라는 깊은 병폐를 남긴 채 2017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며 "무려 12년에 걸친 치열한 국민적 합의와 국회의 결단을 통 해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흔들고, 이미 완결된 입법적 결단을 번복 하려는 시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며 거듭 사법시험 부활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제도의 대원칙을 무너뜨리고 다시 시험을 통한 선발로 회귀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퇴행적 발상에 불과하다"며 통계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한법협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사법시험 마지막 10년간 대졸 미만 합격자는 단 5명에 불과했으나, 로스쿨 도입 후 9년간 학점은행제나 방송통신대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53명에 달한다.

또한 전체 학생의 약 70%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으며, 특별전형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즉 과거의 고시 제도보다 로스쿨이 실질적인 '기회의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법협은 특히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 모델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이미 일본에서 예비시험 쏠림 현상으로 대학 교육이 황폐화되는 부작용이 입증됐다"며 "의사나 회계사처럼 단일 통로로 양성되는 전문직 체계에서 법조인만 예외를 둘 이유가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법협은 마지막으로 정부에 △근거 없는 사법시험 부활 논의 즉각 중단 △법조계와 재학생이 참여하는 충분한 공론화 절차 준수 △AI 시대에 맞는 법조 인력 구조 개혁 집중 등을 요구하며 "이미 로스쿨을 거쳐 배출된 2만3000여 명의 변호사와 6000여 명의 재학생들의 신뢰 보호가 우선"이라며 "밀실 검토와 졸속 추진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 언론사는 청와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제도와 별개로 연간 50~150명 법조인을 사법시험으로 추가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초안 검토가 마무리됐으며 조만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언론에 보도된 사법시험 부활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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