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이후 첫 국채 매입…한은 개입에 금리 숨 고르기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현금 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211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현금 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2.11[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국채 단순매입에 나서면서 급등하던 국고채 금리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중동 전쟁 리스크와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국채 발행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금리 변동성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253%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2.1bp 하락한 연 3.608%였다. 국채 금리는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의 시장 안정 조치와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 영향이다.

앞서 국채 금리는 급격히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420%, 10년물 금리는 연 3.739%까지 올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급등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등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며 채권 시장의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날 한은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국고채 3·5·10년물을 총 3조원 규모로 단순매입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한은이 국채 단순매입을 통해 채권시장 안정에 직접 개입한 것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은의 매입 조치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 종료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시장 심리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금리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직 채권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전날 추경 추진 과정에서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추경 규모에 따라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지역 긴장 역시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이 유조선이나 선박을 호위한 사실이 없다는 소식에 국제유가는 장 초반 폭락하다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중동 사태로 인해 국채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중동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30~3.50%, 10년물 금리는 3.60~3.9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국채 금리는 한은의 입장 표명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레벨에서 추가 급등해 국고 3년 기준 연고점을 돌파하는 등 변동성이 큰 상태"라면서 "국채 금리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존재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흐름을 보일 수 있겠다"고 짚었다.

정부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추가 조치도 고려 중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와 한은이 공조해 긴급 바이백(국고채 조기 상환)과 국고채 단순 매입 등 추가 시장 안정 조치도 적기에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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