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관세 피해 중동 갔는데...이번엔 전쟁 리스크에 발목

  • 중동, 車 시장 연평균 5% 이상 고속 성장...미·이 전쟁으로 '찬물'

  • 사우디 중심 중동 내수 시장 소비 둔화 우려...호르무즈 봉쇄로 물류도 차질

 
아주경제 DB
[이미지=아주경제 DB]
미국의 고율 관세 확대 회피 전략으로 '제2의 중동 붐'을 노리던 현대차그룹이 전쟁 리스크에 발목 잡힐 위기다. 이란이 중동 핵심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에도 무차별 공격을 가하면서 신흥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GCC(걸프 6개국)의 자동차 수요 둔화와 물류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쟁이 지속되면 올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인 현대차 중동 생산 거점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로 2030년까지 중동 시장 점유율 20% 달성 목표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중동에서 약 32만대를 판매해 15% 안팎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글로벌 판매량의 약 8%로, 북미·유럽·인도·한국 등에 이어 5번째 규모다. 중동 자동차 시장은 한·중·일 3파전 구도인데, 일본 토요타가 연 45만대로 1위, 현대차·기아가 2위, 3위는 체리자동차 등 다수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동에 주목한 이유는 높은 성장성이다. 중동 자동차 시장은 연 256억 달러(약 38조원) 규모로 매년 5.2%씩 성장해 2030년에는 354억 달러(약 52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약 3%)보다 1.5배 이상 높다. 사우디·UAE 등 GCC가 전체의 60%, 이란이 40% 규모다. 현대차·기아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중동 판매량을 연 55만대로 끌어올려, 인도·중남미를 잇는 신흥 시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중동 전쟁 이슈는 이 같은 계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우선 전쟁이 장기화되면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올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립 중이던 중동 생산법인(HMMME) 운영 차질이 예상된다. 해당 공장은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합쳐 연 5만대 생산 규모로, 현 공정률은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생산법인은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반조립(CKD)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6개월 전까지는 핵심 인력, 부품, 설비 세팅을 끝내야 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CKD 공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인데 전쟁이 지속되면 핵심 인력의 세팅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며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중동 판매 확대로 돌파하려던 현대차그룹의 핵심 전략이 위기를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중동 내수시장 위축이다. 실제 토요타는 중동 물류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생산량을 4만대 감산할 방침이다. 현대차 역시 흐로무즈 해협 봉쇄가 열흘 이상 이어지면서 중동으로 향하는 인도법인(HMIL)의 선적 일정을 임시 중단한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설비, 자재 등 운송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태가 사우디, UAE 등 현지 주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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