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 피해 신고 한 번이면 끝…금융당국 원스톱 지원체계 출범

  • 금융위, 금감원·경찰 등과 원스톱 지원시스템 협약

  • 연이율 5200% 고리사채도 해결…전담 인력 확대 예정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중앙센터에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시스템에서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중앙센터에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시스템에서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집에 있는 밥통에 쌀이 떨어져서 그랬습니다.” 생활고로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게 됐다는 한 피해자의 호소다. 이 피해자는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워지자 결국 사채를 찾았고 이후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협박성 추심에 시달렸다.

금융당국이 이 같은 불법사금융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단 한 번의 신고로 추심 중단과 수사, 법률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시스템'을 9일부터 본격 가동했다.

그동안 불법사금융 피해자는 금융감독원,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에 각각 신고해야 했고 피해 사실을 반복 설명하며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기관별 대응 기능이 분산돼 있어 피해자가 제도를 이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그사이 불법 추심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확대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에 그동안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불법사금융 대응 체계를 하나의 창구로 통합했다. 앞으로는 피해자가 어느 경로로 신고하더라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전담자를 배정해 △불법추심 중단 △전화번호·대포통장 차단 △채무자 대리인 무료 선임 △경찰 수사 △소송 지원 등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 8개 권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전담 인력이 배치돼 피해 상담과 신고 절차를 지원하고 채무조정, 정책서민금융, 복지 서비스 연계까지 종합적으로 돕는다.

지원 절차도 크게 단축된다. 상담 당일 신복위가 불법사금융업자에게 경고 문자를 보내면 대부분 추심이 즉각 중단되고 이후 하루이틀 내로 금감원이 추가 경고 조치에 나선다. 피해자는 약 2주 안에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시범 운영 과정에서도 피해 구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던 한 피해자는 연이율 5200%에 달하는 대출을 이용한 뒤 두 달 동안 1000만원을 빌렸고 이 중 750만원을 상환했다. 그러나 신고 이후 불법 추심이 급감하고 일부 채권자가 원리금 반환 의사를 밝히는 등 피해 구제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는 금감원·신복위·대한법률구조공단 간 전산 시스템을 연계하고 권역별 전담 인력과 센터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온라인에서도 피해 신고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신고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금감원도 불법사금융 등 민생 금융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특사경(특별사법경찰) 도입과 직접 수사 기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제도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불법 대부업을 단속하는 지자체 특별사법경찰은 대부업법 위반에 대해서만 수사가 가능해 협박·폭언 등 불법 추심 행위를 직접 단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업자들의 추심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지자체 특별사법경찰의 업무 범위를 채권추심법 위반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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