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301조 경고등] 발동 땐 한미 FTA '실효성 시험대'…관세 압박에 사면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 자유화(무관세) 원칙에 기반했던 FTA가 미국 무역법 301조로 인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미국 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한시적 전면관세(15%)에 더해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까지 전면에 내세우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FTA 경쟁력 회복? 기대와 경계 교차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2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미국 관세 체계가 기존의 일률적 상호관세 방식에서 ‘최혜국대우(MFN) 관세+무역법 122조에 따른 15% 관세’ 구조로 전환되면 FTA 체결국인 한국의 대미 가격 경쟁력이 일부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대미 수출 경쟁국이 모두 15% 관세를 동일하게 적용받아 FTA 효과가 사실상 희석됐다. 하지만 새로운 구조에서는 일본과 EU가 MFN 관세에 15%를 추가 부담하는 반면 한국은 FTA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15%, 일본과 EU는 18.3% 수준이 된다는 게 무역협회 측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낙관론에 신중한 입장이다. 무역법 301조라는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무역법 301조는 관세율 상한이 없다. 무역법 122조(최대 15%)나 관세법 338조(최대 50%)보다 강력한 수단이다. 국가별·품목별로 세밀한 조정이 가능해 특정 교역국을 겨냥한 ‘핀셋 압박’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특정 품목이나 정책을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규정해 고관세를 부과하면 FTA 효과는커녕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역법 301조는 상호관세의 대체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통해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산업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법 301조, 韓 주력 수출 품목 정조준하나


문제는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이 일부 주력 품목에 집중돼 있어 한국이 '무역법 301조'의 유력한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받은 품목 중 자동차(301억5000만 달러), 자동차 부품(76억7000만 달러), 반도체(137억7000만 달러) 등은 지난해 대미 수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품목 수출액은 675억9000만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반도체는 24일부터 발효되는 글로벌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품목관세나 무역법 301조 확대 시 협상에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관세 장벽과 플랫폼 규제도 변수다. 미국은 한국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법과 최근 제정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망 사용료와 구글 정밀 지도 반출 등에 대해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최근에는 쿠팡 관련 미국 투자사들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무역법 301조가 대미 무역흑자국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면 한국 주력 수출 산업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허 교수는 "향후 무역법 301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번에 대미 투자특별법을 통과시켜 추가적인 통상 마찰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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