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급(100MW 이상) AI 데이터센터(DC) 사업 검토를 잇따라 철회하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급등한 반도체 가격이 지목되고 있다. AI DC 구축에 필수적인 그래픽카드(GPU) 관련 부품인 HBM, DRAM, NAND 플래시의 가격이 지난해 1분기 대비 폭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4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가격을 기준으로 100MW 규모의 AI DC를 건설할 경우, 지난 사업 계획과 비교해 최대 3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DC는 고성능 GPU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이다. 하지만 최근 AI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빅테크 중심의 역대급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가격은 올해도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격 상승이 AI DC 구축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0MW 규모의 AI DC 건축 총비용은 3조5000억원에서 5조원 규모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 비용이 최대 8조원까지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DC에서 IT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5% 수준인 상황에서 GPU 단가는 물론, 전체적인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랙당 전력 밀도 역시 기존 10~20kW에서 60~150kW로 증가하며, 액체 냉각 인프라 비용이 30~50% 추가됐다. 이미 추진 중인 SK-AWS 울산 AI DC 구축 비용 역시 기존 7조원에서 10조원까지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S 구미 프로젝트 외에 신규 대형 투자가 주춤하고 있으며, 네이버 세종 DC 확장(270MW 목표)도 비용 압박을 받고 있다.
국내 AI DC 사업이 반도체 가격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의 GPU 역시 갈 곳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엔비디아로부터 26만장의 GPU 공급을 확보했으며,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에 나선다. 당장은 추진 중인 AI DC 사업과 정부 과제에 GPU가 투입될 전망이지만, 대기업 중심의 하이퍼스케일급 AI DC 사업이 주춤한다면 확보한 GPU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AI DC 사업 자체에 대한 난이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전력 확보에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투자자들 역시 섣불리 DC 착공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인근에서 AI DC 사업을 추진 중인 한 시행사 대표는 “작년까지 부동산은 무조건 AI DC라는 분위기가 투자자들 사이에 있었으나, 올해는 쥐죽은 듯 조용하다”며 “비용과 사업 난이도에 비해 임대 수익을 낙관하기 어려워 자본들이 손을 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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