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부합하며 물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쌀·고기·계란 등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오히려 더 무거워지고 있다. 통계상 물가 안정과 달리 실제 소비 현장에서는 명절을 앞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3(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5개월 만에 멈추고 농축수산물 오름폭도 둔화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는 2.1% 상승에 그쳤지만 지난해 고환율·고유가 영향이 누적되며 소비자 체감 상승 폭은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특히 명절 수요가 몰리는 쌀과 축산물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축산물 물가는 4.1% 상승했다. 한우는 2022년 이후 가격 하락 여파로 사육 마릿수가 줄어들면서 출하 물량이 감소해 소비자가격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로 출하가 지연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 한우를 대체하는 수입 소고기 역시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7.2% 상승했다.
닭고기와 계란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살처분 규모가 400만마리를 넘긴 데다 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가격이 뛰었다. 특히 명절 수요가 많은 계란 가격은 6.8% 상승했다.
쌀값 역시 불안 요인이다. 지난달 쌀 가격은 18.3% 오르며 반년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쌀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10만t 규모의 시장격리 계획을 보류하는 대신 가공용 쌀 6만t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물가 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체감 물가 부담이 단기간에 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고금리 환경이 장기간 지속되며 생산·유통 비용이 구조적으로 높아진 데다 기상 여건과 가축전염병 등 공급 변수에 취약한 농축산물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할인 지원과 공급 확대가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수급 안정과 비용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설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가격이 오르면서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쌀·배추·무·마늘·사과·감귤·딸기·한우·돼지고기·계란 등 중점 관리 품목과 최근 수급 우려 품목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명절 기간 중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을 통해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가 높은 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설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설 성수품을 평시 대비 1.7배 수준으로 확대 공급하고 생산자단체와 함께 할인 행사를 진행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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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i**** 2026-02-03 15:33:56언제는 안 올랐던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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