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모두 바닥 찍은 韓 철강…생존 해법은 '해외로'

  • 韓 조강 생산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 수출도 흔들…2025년 美·EU 수출량 모두 감소

  • K-철강 "탈한국, 선택 아닌 구조적 흐름"

지난해 10월 12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2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철강업계가 내수·수출 동반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장기 부진으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국의 철강 관세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로 수출 환경까지 열악해진 결과다. 

철강업계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만큼, 생존을 위해 친환경·고부가가치 중심의 대대적인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27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은 6182만2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5891만5000t)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때 연간 7000만t을 웃돌던 생산 규모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작지 않다.

수출 환경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수출량이 모두 감소했다. 대미 철강 수출량은 254만1269t으로 전년 대비 약 8% 줄었고, EU 수출량도 388만4440t으로 같은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쿼터제와 고율 관세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현지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산업 정책이 수입 물량을 압박하고 있다. EU 역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앞두고 철강 수입에 대한 규제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해외 생산 거점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양한 수출 지역 확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보겠다는 의지다. 포스코그룹이 미국 2위 철강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미국 현지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수하고 있는 '50% 철강 관세' 등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2025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국 내 철강 제품의 생산·공급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포스코는 전략적 투자 차원에서 상당한 지분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EAF) 제철소를 지어 북미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약 29억 달러(4조 268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현대제철 미국법인과 현대차 미국법인, 기아 미국법인, 포스코루이지애나가 참여한다. 최종 지분율은 현지 합작 구조에 맞춰 현대제철 50%, 현대차 15%, 기아 15%, 포스코 20%로 구성된다.

동국씨엠은 컬러강판을 수출 주력 제품으로 삼고, 북미와 유럽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초 아주스틸도 인수했다. 아주스틸은 폴란드 등 유럽에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유통 및 판매 경험을 축적해 온 회사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의 사업 인프라 등을 활용해 미주 중심의 수출 구조를 탈피하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유럽 시장으로 수출 보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을 전제로 한 성장 전략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앞으로는 해외에서 생산하고 국내는 연구·고부가 영역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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