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의무화 임박…상장사들, 보상·매각으로 '털어내기'

 
사진챗GPT
[사진=챗GPT]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과거 전환사채(EB) 발행에 자사주를 활용했던 상장사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법안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급증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와 제도 정비가 병행되며 최근에는 EB 대신 다른 방식으로 자사주를 처분·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올해 공시된 자사주 처분 결과 보고서 36건 중 22건이 자사주를 직원 보상으로 활용됐다. 22건은 대부분 우리사주조합 출연, 사내복지근로기금 조성, 성과급 지급 등 내부 보상 및 복지 목적이다. 자사주 활용의 무게중심이 주가 부양용 금융기법에서 임직원 보상 등으로 대응 전략이 다양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운영자금 확보 목적의 자사주 처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로보티즈, 제이아이테크, 동양에스텍, 흥국 등은 경영상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처분했다. 반면 클리오는 자사주를 EB 발행에만 활용한 유일한 사례였다. 

특히 보유한 자사주를 모두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아스플로, LS에코에너지, 아난티 등은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를 전량 처분한 것으로 집계됐다. LS에코에너지는 LS전선에 29만7303주 전량을 처분했고 아난티는 JP모건 아시아태평양에 전량인 200만주를 처분했다. 디와이와 디와이파워, 고스트스튜디오, 에이치시티 등은 직원 보상 목적이었지만 전량을 처분했다.

일부 기업은 제도 시행 이전에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대창은 자사주를 최대주주인 서원에 블록딜 매각했고,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로 알려진 무학은 유리병 생산업체인 금비와 자사주를 맞교환했다.

소각 의무화 이후 자사주 활용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내용을 담은 '3차 상법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지난해 금융당국이 자사주를 활용한 EB 발행 공시를 강화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 통로가 제한되자 다양한 방식으로 털어내는 모양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3차 상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이를 심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제도가 안착되면 자사주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법 통과 및 제도의 정착에 따라서 보다 성숙한 시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시장 체질 개선은 통합계좌 규제 폐지 등 외국인의 접근성 개선, 국내주식 복귀계좌(RIA) 제도를 통한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에 있어 전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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