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한옥 대중화에 팔을 걷어붙인다. 한옥 수출 및 수요 대응을 위해 한옥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전문 인재 육성에 국비를 투입한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한옥 모듈러와 자재 표준화 등 연구에도 힘쓴다.
19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옥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주택 신규 공급 135만호 중 1~10%를 한옥 주택 대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옥 대중화를 위해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업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아주경제가 찾은 전남 전주시 전북대 캠퍼스에는 한옥을 현대화한 건물 12개 동이 위치해 있었다. 이곳 캠퍼스에는 국내 유일의 한옥학과가 자리 잡고 있다.
남해경 전북대 건축공학과 교수(한옥기술종합센터장)는 "한옥의 주인은 국토부인데 사업비가 산림청 등 다른 기관으로 분산돼 있다"고 국토부 주도의 한옥 정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북대는 고창캠퍼스를 한옥 특화 캠퍼스로 조성하고 한옥 클러스터를 지어, 한옥 수출을 이끌고 있다. 러시아에 1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한옥마을 협업 제안이 오는 등 해외 수요에도 대응 중이다. 남 교수는 "최근에는 태국에서 한옥 리조트를 짓자고 제안이 와서 다음주 업무협약(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은 한옥 대중화의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전주 덕진공원에 위치한 연화정 한옥도서관은 공시비가 현재 물가 기준으로 평(3.3㎡)당 1500만원이 들었다. 일반 건축이 평당 1300만원 정도 드는 데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예컨대 한옥의 단열 문제 극복하기 위해선 시스템 창호가 필요한 데 일반 창호 대비 2~2.5배 비싸다.
한옥 클러스터는 원자재를 대량 생산해서 단가를 절감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다. 남 교수는 "한옥 클러스터에서 미리 원자재를 대량 생산하면 공사비를 20~25%는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곳에서 착안해 한옥 설계부터 원자재 제작과 유통까지 한 곳에서 제공하는 '한옥 건축 산학연 협력단지(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량기와·통창 등 한옥건축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편하고 내화·내진·에너지·무장애 특례 적용을 검토한다.
전북대는 전국 최초로 한옥학과 문을 연 데 이어 한옥 건축사, 시공 관리자도 양성하고 있다. 지난 16일 만난 진빈씨(32세)는 고창 캠퍼스에서 한옥 상부에 결부되는 형태인 '맞춤과 이음' 기술을 연습 중이었다. 그는 "한옥 특화 인테리어를 공부해보고 싶어서 실습을 할 수 있는 이곳에 지원했다"며 "외관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장재는 현대 기술을 접목 시키기 어려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문 인재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한옥 건축 설계·시공관리자 전문 인재 양성 과정(국비 3억원)에 100명을 모집하기 위해 운영 기관 공모 계획을 오는 2월 수립할 예정이다. 한옥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처럼 상시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제도 마련과 함께 인력 수급도 원활히 한다는 밑그림이다.
아울러 한옥 접근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둥·서까래·보·창호 등 자재 표준화와 함께 모듈러 한옥을 도입한다. 또 한옥 통계를 현실화하고, 일부 지자체(경북·광주·서울)에서 운영 중인 한옥 등록제를 확산하는 방안을 살펴본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한옥 건축 활성화 연구 및 제도개선안 마련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우선 지방 소도시에 한옥마을 1개를 시범 조성해서 확산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지역 명소 조성을 위해 한옥형 디자인 특화명소 확충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제3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6~2030)'에 담긴다.
최아름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장은 “한옥은 선조들의 삶의 여유와 철학이 녹아있는 건축자산”이라며 “앞으로도 한옥이 지역의 정체성과 잘 어우러져 사랑받는 명소이자 일상 공간이 되도록 한옥 건축의 생태계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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