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주자인 오픈AI, 앤스로픽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이르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세 기업의 IPO 규모는 총 20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이들 3곳의 상장만으로도 미국 IPO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기술 기업 세 곳이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세 건의 거래로 지난해 약 200건의 미국 IPO가 창출할 총 수익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벤처 투자회사인 럭스 캐피털의 공동 창립자 피터 헤버트는 FT에 “세계 최대 상장 기업이 될 잠재력을 지닌 비상장사 세 곳이 거의 동시에 상장을 준비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세 기업의 상장이 모두 성공한다면 “벤처 캐피털, 금융 전문가, 투자 전문 변호사들에게는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와 앤스로픽 역시 상장을 염두에 두고 준비 작업에 나섰다. 오픈AI는 현재 기업 가치가 500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750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신규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며, 앤스로픽도 3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앤스로픽은 미국 서부의 로펌 윌슨 손시니를 IPO 준비 자문사로 선임할 예정이며, 오픈AI는 쿠울리를 포함한 복수의 유력 로펌과 협의 중이다.
따라서 현재 이 세 기업들의 기업 가치만 해도 총 1조6000억 달러(약 2311조원)에 달하고, 상장 시 조달액도 수백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치·거시경제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전면 관세를 부과하고 10월 미국 정부 셧다운이 겹치며 대형 기술주 IPO 재개 기대가 한차례 꺾였다고 짚었다. 최근에는 오라클과 브로드컴 등 일부 AI 관련 상장 기업의 주가가 거품 우려로 급락하며 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O 시장은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인 ‘언스트앤영(EY)’에 따르면 피그마, 클라르나, 코어위브, 차임 등은 2025년 상장을 통해 최근 9개월간 미국 IPO 시장에서 3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스로픽의 경우 일반적인 시장 사이클과는 다른 궤적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의 라이언 빅스 벤처 투자 공동 책임자는 “업계를 선도하며 해당 분야를 정의하는 기업의 IPO 결정은 단순한 거시 환경의 반영이라기보다 오히려 시장 흐름 자체를 만들어내는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 기업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규제와 공시, 외부 감시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라고 F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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