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말 지진 잇따르는 대만...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지진 리스크' 재부상

  • 규모 7.0 지진에 TSMC 비상 대피...여진 경고 속 생산 차질 우려

대만 TSMC 사진AFP·연합뉴스
대만 TSMC [사진=AFP·연합뉴스]


연말 대만에서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다시 한 번 지진 리스크에 노출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TSMC 시설이 위치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인 만큼 공급망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대만 교통부 중앙기상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5분 대만 이란현 동쪽 해역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72.8키로미터(km)로, 수도 타이베이를 포함한 대만 전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연합보와 TVBS 등 현지 언론은 일부 학교 외벽 붕괴와 공항 터미널 내부 구조물 낙하 사례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대만전력공사(TPC)는 발전·배전 시스템 전반에는 피해가 없었으나 이란 둥아오 변전소가 영향을 받아 인근 지역 3456가구가 일시 정전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체들은 예방 차원에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비상 대응 절차에 따라 신주과학단지 내 일부 생산공장에서 직원 대피를 실시했으며 “모든 시설의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UMC, VIS, 매크로닉스, 윈본드 등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설비 점검에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향후 3일에서 1주일 사이 규모 5.5~6.0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우젠푸 중앙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이번 지진이 대만 전 지역에 매우 뚜렷한 영향을 줬다면서도, 그 피해가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24일에도 대만 동남부 타이둥현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해 수도 타이베이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감지됐다. 연말을 전후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중·강진이 잇따르면서, 대만 전반의 지진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지진은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글로벌 의존도를 다시 부각시켰다. 독일 경제 매체 애드혹 뉴스는 전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약 90%가 TSMC 시설에서 생산되며 이 칩들이 고성능 컴퓨팅, 모바일 기기, AI 시스템, 자동차 전자 장치 등 핵심 산업 전반을 지탱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애플, AMD, 퀄컴 등 주요 기업들이 TSMC의 첨단 공정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 차질 발생 시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대만이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지진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인 만큼, 이번 사례처럼 신속한 대피와 설비 보호 체계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대형 지진이 반복돼 왔다. 지난해 4월 규모 7.2 지진으로 18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다쳤으며, 1999년에는 규모 7.3 지진이 발생해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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