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객 3000만을 향하여]② '사상 최대' 방한 외래객 공식화…회복은 끝, 전환 시작

  • 외래객 수는 사상 최대…관광 수입은 제자리

  • 일본은 체류 일수·소비 규모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

  • 정부, 방문 중심 구조에서 체류·소비 확대로 구조 전환 예고

4일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에 눈이 내리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서울 마포구 홍대 부근에 눈이 내리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한 외래 관광객 수는 늘었고 기록은 경신됐다. 그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연출됐다. 정부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연 방한 외래객 1850만명 달성 행사가 그것이다. 이날 싱가포르인 샬메인 리(Sharmaine LEE) 씨가 1850만 번째 외래관광객으로 입국했고, 정부는 리씨에게 한복 목도리와 꽃다발을 증정하며 환대했다. 리씨는 “한국에 10번 이상 방문할 정도로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성과를 갈아치운 한국 관광은 이제 구조 전환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준비를 마쳤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글로벌 이동 수요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되면서 한국 관광 시장도 뚜렷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단순한 회복 분위기를 넘어 성과가 공식 통계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관광 산업의 구조적 전환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제로 인바운드 관광의 양적 성장이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은 지속되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1~9월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수 역대 최대를 기록한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1010.4달러(약 150만원)로 2019년(1193.1달러, 약 177만원)보다 15.3% 감소했다. 전체 관광 수입도 142억3000만 달러(약 21조원)로 2019년(154억3000만 달러, 약 23조원)의 92.2%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한국 관광이 풀어야 할 과제다. 옆 나라 일본은 지난 2014년 5월 지방소멸 보고서를 계기로 관광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체류와 소비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비자 완화와 지방 분산 전략을 병행하며 외국인 관광객이 대도시를 넘어 지역 소도시까지 이동하고 오래 머무는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관광객 수 증가와 함께 체류 일수와 소비 규모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3687만명에 달했고 2030년이면 6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일본의 관광 흑자는 6조6864억엔(약 63조326억원)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방문 중심'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짧은 일정의 쇼핑·관람형 관광 비중이 높고, 지역 체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과 콘텐츠 설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인바운드 격차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 구조의 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사상 최대 외래관광객 유치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사상 최대 외래관광객 유치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정부는 이번 역대 최대 외래 관광객 유치 성과를 계기로 관광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체류 기간과 소비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를 육성하고, 개별관광객 중심 구조 전환과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관광을 국가 성장 산업으로 관리하기 위한 범정부 협업 체계도 함께 구축할 방침이다.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은 23일 방한 외래객 1850만명 달성 행사에서 "관광은 이제 단순히 '어디를 가느냐'를 넘어, 함께 느끼고 연결되며 이야기를 남기는 의미가 됐다"면서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고 오래 기억되는 여행지로서 K-관광이 세계와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님도 '앞으로 관광은 키워야 될 핵심 산업'이라는 메시지를 많이 주셨다. 문체부 혼자가 아닌 한 정부의 힘으로 관광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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