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림 박사, 첫 시집 '숲에 가면 나도 시인' 출간

'과학의 언어로 담지 못한 풀잎의 떨림, 시로 기록했다'

숲 연구가 황호림 박사가 감성 식물 관찰기 '숲에 가면 나도 시인'이란 시집을 출간했다.[사진=목포기독병원]

숲 연구가로 잘 알려진 황호림 박사가 첫 시집 '숲에 가면 나도 시인'(책나무출판사)을 출간했다.

전남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겸임교수이자 동북아숲문화원 원장으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그동안의 과학적 연구 성과를 넘어 숲을 바라보는 감성적 시선을 문학으로 풀어냈다.

황 박사는 '라온제나', '우리동네 숲 돋보기', '숲을 듣다', '왕자귀나무' 등 다수의 전문서와 에세이를 통해 숲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써왔다. 특히 희귀식물인 ‘왕자귀나무’ 연구 분야에서는 국내외 학계에서 독보적인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서문에서 “아무리 정교한 과학의 언어라도 이름 없는 풀잎 하나의 미세한 떨림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며 “이번에는 연구자가 아닌 나무의 눈으로 세상을 기록하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숲에 가면 나도 시인'은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식물 분류학과 생태학에 기반한 관찰을 인문학적 통찰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꽃쟁이는 사디스트’, ‘숲으로 출근하는 남자’ 등 위트 있는 제목의 시편들은 생명과 자연을 향한 진지한 성찰을 담아낸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들꽃의 언어’와 2부 ‘나무의 초상’에서는 복수초, 얼레지, 히어리 등 우리 식물들의 생태적 특성을 의인화해 표현했다. 3부 ‘순환의 숲’과 4부 ‘추억의 숲길’에서는 자연의 순환과 더불어 작가의 자전적 기억과 성찰을 담담히 풀어냈다.

황호림 박사는 “왕자귀나무의 잎맥과 노루귀의 솜털을 바라보며 생명의 무게는 지식이 아니라 서로의 숨결을 나누는 일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독자들이 숲이 전하는 느림과 침묵의 미학 속에서 삶의 에너지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황 박사는 유튜브 채널 ‘숲PRO TV’를 운영하며 숲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 있다. 시집 '숲에 가면 나도 시인'은 현재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