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서 무슨 '환빠(환단고기 추종자)' 논쟁이 있다.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른다"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지향 이사장은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것이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라며 "결국은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 것이냐에 근본적인 입장들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야당에서는 일제히 이미 학계에서 위서(僞書)로 판단한 내용을 공식 석상에서 거론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 공주가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종교의 확신이든 구원의 서사이든 환단고기는 신앙의 영역이지 역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계에서 위서로 규정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뭐든지 믿는 건 자유다. 그러나 개인의 소신을 역사에 강요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사태는 '논란이 아닌 것'을 '의미 있는 논란이 있는 것처럼' 억지로 만들어 혼란을 일으킨 무지와 경박함이 문제"라며 "이 대통령 말대로라면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는) 지구평평설',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달착륙 음모론' 같은 것들도 논란이 있으니 국가기관이 의미 있게 다뤄줘야 하는 것이 된다"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며 "검증된 학문과 유사 역사학이 그저 '관점의 차이'라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중국에 쎄쎄(谢谢) 하시더니, 동북공정보다 더한 역사 환상을 국정에 끌어들이실 것인가"라며 "부정선거를 믿는 대통령 다음이 환단고기를 믿는 대통령이라니 대한민국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번 업무보고에 대해 "생중계를 통해 지엽적인 부분이 과도하게 부풀려져서 해석되는 문제들은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해 국민들께 직접 보고를 실시간으로 드리면서 '우리가 국정을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고 알리고, 대통령의 발언 등을 통해서 국정 운영 철학, 앞으로 국정 운영 방향까지 설명해 드릴 수 있는 장점들도 분명히 있어 생방송을 유지하면서 단점들은 최대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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