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차기 연준의장 인선 막판 혼전…'매파' 워시, '비둘기' 해싯 대항마로 부각

  •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 필요…차기 의장은 내 말 경청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독주 구도에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의 경쟁 양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최상위 후보로 다시 거론하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역시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연준의장 유력 후보에 대해 "케빈 (해싯)과 케빈(워시)이 있다. 난 두 명의 케빈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내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해싯 위원장이 유력하게 꼽혔지만, 이번 발언은 워시 전 이사가 막강한 대항마임을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실제로 예측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해싯 위원장은 차기 연준의장 가능성이 한때 90% 가까이 육박했으나 현재는 51%까지 내려왔고, 워시 전 이사의 연준의장 가능성은 41%까지 높아진 상태이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워시 전 이사와 직접 면담을 가진 가운데 워시 전 이사가 기준금리 인하를 확실히 지지할 인물인지를 집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워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화한 다른 모든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확고한 금리 인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의장이 기준금리 결정을 대통령과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요즘에는 그렇게 하지 않지만 이전에는 그렇게 했다"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말하는 대로 정확히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분명히 나는 현명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고,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1%,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낮게"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지난 10일 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해 3.50~3.75%로 내렸지만, 추가적으로 대폭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와중에 월가에서도 워시 전 이사에 대한 지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이먼 JP모건 CEO는 지난주 자산운용사 CEO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연준에 관한 워시의 견해에 동의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다이먼 CEO는 "해싯이 연준의장이 된다면 단기적으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워시 전 이사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싯 위원장은 급격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과도하게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워시 전 이사는 리먼브러더스 붕괴 직전까지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는 등 대표적 '매파'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다시 부각시키는 것은 지난 2017년 파월 의장 지명 당시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고 WSJ는 전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장 지명 전에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샀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긴축 정책으로 선회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내각 회의에서 차기 연준의장을 '내년 초'에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관세 정책이 미국에 수백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면서도,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성적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며 불확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고물가 등으로 인해 자신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것을 의식한 듯 "앞으로 수개월 후 우리가 중간선거에 대해서 얘기해야 할 때쯤이면 물가가 안정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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