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주택 1㎡ 사려면 1년... 호찌민시 주거 위기 심화

  • 사회주택으로 숨통 트일까... 호찌민시 고착된 공급난과의 싸움

송강이 내려다 보이는 베트남 호찌민시 전경 사진베트남 통신사
사이공강이 내려다 보이는 베트남 호찌민시 전경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의 집값이 근로자의 평균 소득을 압도적으로 추월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 평균 월소득으로는 매년 주택 1㎡(평방미터) 구입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와 정부는 사회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주거난 해소에 나섰다. 그러나 구조적 공급 부족과 가격 왜곡이 고착화되면서 시장의 근본적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 시각) 베트남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내 평균 주택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실수요자의 부담은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부동산 기업 탕러이그룹의 즈엉 롱 타인 회장은 한 부동산 포럼에서 "과거 빈즈엉성 벤깟 지역에서 3억 동(약 1700만원) 수준으로 주택이 팔리던 시기가 있었다"며 "월 소득 약 700만 동의 직장인이 약 5년 정도의 저축을 통해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10년 동안 주택 가격은 연간 12~20% 씩 상승했고, 소득 상승률은 연간 6~8%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의 실수요 비중은 70~80%로 높지만 공급은 고급 주택 중심으로 이동해 수요와 구매 여력 간 간극이 커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적 비용과 토지 가격, 세금과 금리가 시장 사이클에 따라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전반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거 공급 부족 문제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베트남 건설부에 따르면,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은 m²당 7800만 동(약 43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신규 공급의 상당 비중이 m²당 1억 동을 넘어서기도 했다. 호찌민시의 경우 m²당 9100만 동 수준으로, 일부 중심지는 m²당 1억2000만 동~1억5000만 동까지 집계됐다. 부동산 업체 CBRE와 나이트프랭크 자료를 확인한 결과, 호찌민 시내 분양 아파트의 60% 이상이 m²당 1억 동을 초과했고, m²당 6000만 동 이하의 저가 구간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베트남 평균 근로자의 소득은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 베트남 통계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해당 기간 근로자의 평균 월 소득은 약 830만 동(약 47만원), 도시 근로자의 월 소득은 약 1000만 동(약 56만원) 수준이다. 이 수치로는 매년 단 1m² 구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심지어 5년이 지나도 월 소득 증가폭은 약 200만 동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은 m² 당 1000~1500만 동 씩 상승했다.

베트남 부동산 컨설팅업체 원마운트 그룹 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2억 동 가정이 기본적인 2베드룸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36년간 일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하노이와 호찌민시 가구의 절반 이상이 이보다 낮은 소득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은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 기업 Bcons 그룹의 레 느 타익 회장은 "(베트남) 노동 가능 인구가 5300만 명을 넘어섰고 도시화율이 41%에 이르는 가운데 대도시 유입이 커지고 있어 주거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구매자가 법적 투명성과 실용성 그리고 운영 비용과 유동성을 중시하는데, 현실은 구매 여력과 상품 간 괴리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주거 접근성 강화를 위해 중산층과 실수요자를 겨냥한 공급 확대가 필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호찌민시는 높은 집값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사회주택 공급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최근 시 건설국은 호아푸 사회주택 투자 및 건설 프로젝트 K Home New City의 분양 정보를 공개했다. 총 3030세대 규모로 1세대당 분양가는 m²당 1670만 동부터 시작하며 아파트는 약 2640만 동 수준으로 책정되었다. 타운하우스는 117~139 m², 약 19~23억 동 수준이며 아파트는 31~70m², 약 8~18억 동으로 구성됐다.

신청은 이달 27일까지 진행되고 2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시행사는 2027년 말까지 약 900세대의 타운하우스를 우선 완공하고 이후 약 1700세대의 아파트를 2027년에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전국적으로 최소 100만 세대 사회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시는 1만1600세대 이상 공급을 진행 중인 가운데 5300세대가 착공 준비 단계다. 여기에 2만4600세대가 투자 승인을 받은 상태다. 국토건설부는 향후 5년간 호찌민시에 약 19만4300세대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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