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꼽히는 몬터레이에서 교사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 아파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에서도 비싼 수준인 캘리포니아의 집값을 못 이겨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검토하는 교사들을 위한 지원책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몬터레이 페닌술라 통합교육구에서 교사들에게 시세 대비 약 30% 저렴한 임대료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을 다뤘다. 교육청은 최근 3500만 달러(약 514억원)를 들여 아파트 64채를 매입했다. 이를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교사들에게 임대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예컨대 방 한 칸과 거실이 있는 ‘원베드’ 아파트의 경우 월세가 1500달러(약 220만원)다.
미국 부동산 사이트 ‘질로’에 따르면 몬터레이 시내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약 2800달러(약 410만원)로 집계된다. 이 때문에 많은 교사들이 시내에 머물지 못하고 차로 1~2시간씩 통근하는 일이 예사다. 심지어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하는 교사도 있다. 고교 교사 겸 운동부 코치인 앨버트 플랫(44)이 그렇다. 그는 일이 좋아 긴 통근 시간을 감내한다고 했다. 플랫의 집은 차로 2시간 떨어진 머데스토에 있으며 그는 매일 새벽 4시30분에 집을 나선다.
지난달 진행된 교사 대상 임대아파트 추첨은 생중계됐다. 소득에 따라 배정 우선순위가 정해졌으며, 전체 물량의 70%는 교사와 카운슬러 등에게 배정되고 나머지 30%가 그 외 직원들에게 배정됐다고 한다. 당첨자는 최대 7년까지 거주할 수 있지만 교육청에서 사직하면 퇴거해야 하는 조건이다.
교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아파트 한 세대의 추첨에 교사 200명이 응모하기도 했다. 집세가 너무 비싸 자동차로 1~2시간씩 통근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추첨한 교사 임대 아파트에 당첨된 안드레아 곤잘레스(30)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당첨 직후 WSJ과의 인터뷰에서 “(통근시간 단축으로 일주일에) 10시간을 자기 관리나 휴식에 쓸 수 있게 됐다”면서 “수업 시간에 해보고 싶은 (교수법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못한 것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몬터레이와 같은 ‘교사촌’ 건설이 한창이다. 지난 2022년 이후 캘리포니아의 지역 교육청들은 1000세대 이상의 주택을 확보했으며, 이른바 실리콘베이를 끼고 있는 새너제이에서 남부 대도시 샌디에이고를 잇는 지역에는 1800세대 이상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미국 전역에서 교사들의 주택 구매력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신문은 전미교사자격평가협의회를 인용, 2019년부터 올해 사이 교사 연봉은 평균 24% 상승한 반면 주택 매매 가격은 47%, 월세는 51% 올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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