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노동력·세제 혜택...새 공급망으로 '동남아·인도·멕시코' 부상

  • [부품업계 탈중국 러시]

  • 中, 세계 자동차 공장서 공급망 리스크 지역으로

  • 높은 잠재성장률, 풍부한 노동력, 세제 혜택 무장한 '제3국' 찾아라

아주경제 DB
[그래픽=아주경제 DB]

자동차 부품사들의 새로운 수출 전진 기지로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제3국'이 부상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자동차 생산 기지로 활약한 중국 내 공급망 리스크가 커진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새로운 자동차 제조 허브로 활약할 신흥국들은 만만치 않은 내수 규모와 높은 경제성장률, 저렴한 노동력,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센티브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의 공급망은 소비시장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20년 만에 자동차 벨류체인이 재배치되는 변화의 초입에 와 있다"고 말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해외 생산기지를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 멕시코 등 신흥시장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현황 통계를 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4개국에 대한 국내 기업의 투자 총액은 2022년 54억3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3억7100만 달러로 1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중 투자액은 85억3800만 달러(2022년)에서 19억3000만 달러(2024년)로 77.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 제조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배경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조된 미·중 외교 갈등과 현지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점유율 하락 등이 꼽힌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GM, 포드,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최근 수년간 공급망 이슈에 시달리면서 미국 수출 물량을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제조 이원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제조 단가, 소부장 경쟁력 등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를 계속 짊어질 수 없기에 기존에 있던 중국 생산시설을 미국과 제3국으로 빠르게 이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완성차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던 국내 부품사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모티브링크는 최근 인도 생산망 구축을 위해 현지 스털링툴스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내년 완공을 목표로 첸나이지역에 새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모티브링크의 주력 제품은 전기차 전력변환시스템의 필수 부품인 인버터와 스티어링 휠의 회전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부품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 기아 EV6 등에 탑재된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 신규 공장 설립 배경에 대해 "현지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인도 로컬 자동차 업체의 생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인도 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OEM 수요, 현대차그룹 물량 확대 등이 적극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친화적 정책도 신흥 제조 기지의 경쟁력을 높인다.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 차량용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등을 생산하는 전장부품기업 솔루엠의 경우 지난해 멕시코에 신규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협정(USMCA)에 따른 무역 리스크 완화, 현지의 저렴한 노동력, 세제 인센티브 등을 고려한 조치다. 멕시코는 제조시설을 보유한 외국 수출기업에 대해 수출액이 연간 50만 달러를 초과하면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마킬라도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솔루엠 관계자는 "멕시코는 주변에 완성차 부품업체들의 공급망이 잘 구축돼 있고, 안정적인 고용 환경과 정부의 미래차 신사업 육성 의지도 매우 강하다"면서 "앞으로 멕시코는 북미와 중남미 시장의 미래차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수출 전진기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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