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과징금 폭탄이 예고되자 은행들이 회계상 부담을 덜어 달라며 금융당국에 읍소하고 나섰다.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와 순이익 감소는 물론 자칫 주주환원, 생산적 금융 등 금융지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고심하는 한편 은행들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위원회에 수조 원대 과징금 관련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크게 영업외비용과 위험가중자산(RWA) 등 회계상 부담을 덜어 달라는 게 핵심이다. 이에 당국은 행정소송 등 최종적으로 과징금이 확정된 후 RWA를 회계상 반영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은행 입장을 들어볼 테니 얘기해 보라는 자리가 있었다”며 “과징금이 나오면 행정소송이 진행될 수도 있는 만큼 여러 건의 사항을 전했으나 과거 유사 사례가 없기 때문에 당국도 쉽게 결정하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기상 대규모 과징금이 겹치며 은행들은 더 다급해졌다. 당장 올해 4분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 관련 과징금이 예정된 데 이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도 통보받았다.
금감원은 4대 은행을 비롯해 SC제일은행에 총 2조원 규모 과징금을 지난 28일 사전 통보했는데 이러한 조 단위 과징금은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은행들이 당국에 읍소하고 나선 이유다. 여기에 공정위 과징금까지 더하면 부담은 배가될 전망이다.
문제는 과징금이 순이익에서 빠져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는 한편 RWA 증가로 자산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데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나빠진다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통상 해당 금액 대비 600%를 운영 리스크로 인식하는데 그 반영 기간은 최대 10년이다.
이에 따른 영향은 모회사인 금융지주 역시 피할 수 없다. 은행이 주요 계열사인 만큼 예컨대 순이익 감소로 인한 여파가 크고, 이로 인해 주주환원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또 RWA가 늘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 등 생산적 금융 추진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에 시급한 건 LTV 과징금이다. 공정위 과징금은 통지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수납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 26일 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고 은행들은 과징금 규모가 적힌 의견서를 기다리고 있다. 행정소송을 한다고 해도 우선 영업외비용으로 과징금을 처리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홍콩 H지수 ELS 과징금은 일러야 내년 1분기에나 최종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는 만큼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에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나눠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한다고 하면 부담은 덜 수 있지만 LTV 과징금이 겹쳐 순이익 급감을 피하긴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이익이 크게 줄면 주주환원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은행들은 우선 행정소송을 포함해 최종 과징금이 확정되고 나서 회계적인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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