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미로운 치아백서] 추워지면 더 아픈 턱, 계절이 만드는 턱관절 질환

유슬미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는 계절이 찾아오면 턱 주변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유독 많아집니다. 흔히 ‘턱관절 장애(TMD: Temporomandibular Disorders)’라 불리는 이 질환은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귀 옆 관자놀이와 얼굴, 목 주변이 당기고 결리는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왜 날씨가 추워지면 턱이 더 아픈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근육 수축입니다. 낮은 온도는 턱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높여 관절을 지지하는 근육들이 뻣뻣해지게 만듭니다. 이때 기존에 있던 근육의 불균형이 더욱 뚜렷해지면서 턱 움직임이 제한되거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근, 측두근처럼 씹는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은 추위에 민감해 과도하게 긴장하기 쉽습니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 증가입니다. 계절 변화나 생활 리듬의 변화는 무의식적인 이갈이, 이 악물기 습관을 강화하는, 이러한 행동들은 턱관절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관절원판의 위치를 어긋나게 하거나 관절 주변 염증을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마지막으로 혈액순환 저하도 영향을 줍니다. 찬 기운은 혈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턱 주변 조직의 회복력이 떨어지고 통증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기온이 낮아질수록 턱관절과 주변 조직이 받는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한 가지 희소식은 턱관절 질환은 생활 습관과 근육 사용 패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 1~2회 10분 정도 근육 이완을 위한 온찜질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 섭취 자제 △입을 크게 벌리는 하품 등을 주의 △휴식 시 바른 턱의 자세 △스트레스 관리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일상적인 관리에도 호전이 없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경우(개구 제한), 턱이 자주 잠기는 경우, 지속적인 통증, 양치나 식사 시 불편함이 있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치과에서는 턱관절 검사 이후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하여 검사합니다. 증상에 따라 교근 및 측두근 물리치료, 보톡스 치료와 약물치료가 차적으로 시행됩니다.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시키고 근육의 불균형을 조정하며 통증을 경감시킵니다. 다음 단계로는 스플린트(교합장치) 치료를 고려합니다. 주로 취침 중 사용하는 장치로, 턱에 가해지는 과도한 힘을 줄여 관절을 안정적인 위치로 유도합니다. 대부분의 턱관절 질환은 이러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아주 관절 구조에 명확한 손상이 있는 일부 사례의 경우 제한적으로 수술을 시행니다.

턱이 아플 때 어느 병의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턱은 치과 영역에 속하는 신체 부위입니다. 보존적 치료는 주로 구강내과에서 단독으로 시행하고, 수술요법은 구강악안면외과와 협진합니다. 초기 턱관절 질환은 비교적 쉽게 호전할 수 있지만, 치과 내에서도 전문 분과를 나누어 치료할 만큼 턱관절은 혈관, 근육, 인대, 관절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을 뿐 아니라, 매일 말하고 씹고 삼키고 하품하고 기침하며 하루에도 수천 번씩 사용되는 부위입니다. 어느덧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추운 계절에 더 심해지는 턱관절 질환을 쉬이 생각하고 내버려두지 마시고, 꼭 치과에 방문하여 검진해 보세요.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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