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전 4기의 하정우…공효진·김동욱·이하늬 '윗집 사람들'로 승부수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전작 '로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메가폰을 잡은 하정우가 영화 '윗집 사람들'로 3전 4기 도전에 나섰다. 12월 대작 영화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섹스 코미디 장르를 내세운 '윗집 사람들'이 관객 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하정우 감독과 배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 연출 과정을 두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 중 공효진과 김동욱은 갈등을 겪고 있는 아랫집 부부를 하정우와 이하늬는 묘한 기운을 뿜어내는 윗집 부부를 연기했다.

정아 역을 맡은 공효진은 "처음 동욱 씨와 만나서 '우리는 케미를 찐 부부의 아랫집, 윗집 어딘가에 살고 있을 부부 케미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외부 사람들에게 부부가 소원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하는 겉치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대 여성과 윗집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주장하는 남편 사이, 타협되지 않는 티격태격한 모습이 케미스트리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수 역의 김동욱은 권태를 겪는 부부의 모습을 상투적이지 않게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에 권태로운 부분들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 전형적이고 상투적이지 않은 그래서 '볼 법한 드라마·영화에서 이런 모습이겠지' 하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 부부들이 권태로운 모습이 어떨지 구체적으로 만들어가자고 했고, 열심히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공효진은 실제 자신의 상황과 캐릭터의 간극을 언급하며 "공교롭게도 우리 둘 다 신혼인 상황이라서 아랫집 부부의 권태를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현장에서 좌충우돌 살아가는 부부들 이야기를 참고하려고 했고 주변 이야기들을 들어보려고 했다"며 웃었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윗집 수경을 연기한 이하늬는 하정우와의 호흡에 대해 "감독, 배우인 하정우와 호흡이 신선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직감적으로 김 선생이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해 수경이 맞음새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았다. 수경은 김선생의 아내 이상이다. 재혼이기 때문에 이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안다고 생각했다. 단점을 가리는 그의 치명적인 매력이 뭘까를 내내 촬영하면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캐스팅 과정과 만족도를 언급했다. 그는 "캐스팅은 시나리오 상황 자체가 판타지적인 측면도 있고 대사가 문어체적인 대사가 상당히 많아서 '이 대사들을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일 먼저 떠올렸던 건 공효진이었다. 문어체적이고 연극적인 티키타카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꿔줄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했을 때 공효진 배우가 생각났다. 효진 씨에게 먼저 작업 이야기를 했고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후 동욱 씨가 합류하게 됐고, 수경 캐릭터가 힘들었는데 콘셉트를 어떻게 갈까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선생과 완전 연하 나이로 갈지 연상으로 갈지 비슷한 또래로 갈지도 머뭇머뭇거리고 있었다. 수경이라는 캐릭터가 뜬금없고 기상천외한 대사를 하는데 김선생과 그걸 우아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포인트를 줘서 말맛을 살리기보다는 점잖음을 통해 재미가 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심리학자니까 신뢰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하늬 씨가 그런 부분이 많아서 최종적으로 효진 씨 이야기 듣고 하늬 씨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전체 자막을 넣은 이유도 직접 밝혔다. 

하정우는 "요즘 후기들을 보면 '대사 안 들린다'는 이야기가 어떤 영화든 많이 있다. 특히나 대사가 많은 작품에서 그렇다면 하나하나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단어들을 관객들이 다 들어주시고 받아들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처음으로 전체 자막을 넣게 됐다"고 말했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을 원작으로 한다. 하정우는 원작을 한국적인 정서로 옮기는 과정에 대해 "원작이랑 다른 점은 '영화적이다'라는 거다. 영화적이라는 게 뭘까 생각했을 때, 강조하는 포인트를 도드라지게 하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스페인 원작에서는 분명 재밌는 상황인데, 재밌는 대사인데 한 발 물러서 있는 절제된 느낌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한 발자국을 더 다가서게 하고 자기 속마음을 드러나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과 다른 점은 요가 장면, 요리 장면 같은 건 없었다. 우리는 요리를 가지고 왔는데, 이걸 직접 보여주는 게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을 온도·에너지를 올린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음악도 원작보다 많이 사용했고, 무대미술도 색채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아가 인테리어를 했기 때문에 권태기에 빠져서 남편과 그런 생활을 하고 있지만 색채를 통해 '이런 사람'이라고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영화 '윗집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각색 방향에 대해서는 "한국적인 정서로 가져오는 대수술은 없다. 이야기 구조는 그대로 가지고 가고, 어떻게 보면 저의 표현, 대사말을 바꿀까 정도였다"며 "전작 '로비'도 '허삼관'도 '롤러코스터'도 배우 리딩을 많이 했는데, 그걸 뛰어넘어서 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이어 "배우들이 어떤 리듬을 가지고 있고, 어떤 단어를 주로 쓰는지 세세하게 반영하려고 했고 이 외에도 리딩 배우를 뽑아서 수경 리딩 배우, 정아 리딩 배우를 따로 뽑아서 일주일에 5일 정도를 촬영 전까지 그들과도 리딩했다. 심지어는 다른 배우, 코미디언을 초청해서 리딩했다. 그런 걸 토대로 비슷한 영화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장면들을 보며 '대사 한마디 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를 콜렉팅했다"고 덧붙였다.

관객들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에 대해서도 각자 의견을 전했다. 하정우는 "코미디 장르처럼 보이지만 코미디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라며 "배우들과 협업해서 잘 짜인 이야기를 풀어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거에 따라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전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스페인 원작 영화를 보고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문화, 지역이 달라도 똑같이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고 '대담할 수 있겠구나'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다"며 "이 이야기도 연말에 많은 이들과 함께 이야기 듣고 보고할 수 있는 거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이하늬는 촬영 환경을 떠올리며 "세트에서 98% 신을 찍다 보니 햇빛을 못 보고 찍었다. 배우 입장에서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편집의 현란함보다 배우들이 가진 에너지, 대사, 행동의 결들, 이런 디테일한 것들의 앙상블과 하모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예민하고 기민하게 배우들이 움직이는 걸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욱은 "관전 포인트를 제가 직접 말씀드린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참여 배우로서는 관전 포인트가 다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그게 배우일 수도 있고, 소재일 수도 있고 방식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영화의 그럴듯한 미장센일 수도 있다. 다양한 부분에서 관객들께서 관전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몇 가지를 제가 말하면 다른 부분에서 관객들이 느낄 재미가 묻혀버릴까봐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인사도 솔직했다. 김동욱은 "우리 영화가 여러분의 귀한 시간에 보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고 공효진은 "영화가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연말이라 기대가 된다. 여기서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지가 궁금하다"며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극장에서 불편하지 않게 모두가 어떻게 이 이야기를 느끼고 어디서 웃고 공감하는지 극장에서 보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혼자 보기보다 누군가랑 같이 봐야 재밌다고 생각한다. 불편하지 않은 화끈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하늬는 "'발칙한 소재'가 거죽이고 내면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층간 부부, 깨어진 관계 등 공감할 만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윗집 사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은 12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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