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변동장이 열흘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 변동 폭은 지난 7거래일 동안 300포인트를 넘었다. 4170과 3850 사이에서 큰 폭으로 요동쳤다. 이에 개인투자자 투자심리도 '관망'과 '저가 매수'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반면 '빚투(빚내서 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4일 4011.57로 마감한 뒤 거래일마다 방향성을 달리하는 널뛰기 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21일에는 지수가 하루 만에 3.79% 급락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삼성전자(−5.77%)와 SK하이닉스(−8.76%)가 동반 급락했고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새 124조6860억원 증발했다.
극심한 널뛰가 장세에 증시 자금 흐름도 혼조세를 보였다. 우선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0일 기준 78조2120억원으로 집계됐다. 17일 85조9448억원을 찍은 뒤 불과 일주일 만에 7조원 넘게 감소했다. 코스피가 고점 터치 이후 조정을 받자 개인들의 '관망 모드'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예탁금이 줄어든 것과 달리 머니마켓펀드(MMF)로는 뭉칫돈이 모였다. MMF 설정원본은 17일 220조원에서 20일 228조원으로 3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면서 증시를 향한 직접 투자 수요가 다소 위축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거래를 통한 '빚투'는 더 늘었다. 조정이 나올 때마다 단기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려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4일 26조4033억원에서 20일 26조8471억원까지 치솟으며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변동장에서도 일부 종목에는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쏠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2조53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산에너빌리티(225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17억원), 카카오(1448억원) 등 주요 대형주 순매수 규모를 모두 합쳐도 SK하이닉스 대비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미국 주식형에 자금이 몰렸다. 변동성이 확대되자 국내 종목형 ETF보다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결과다. 최근 일주일간 순자산 상위 종목에는 'TIGER 미국S&P500'(1283억원), 'KODEX 미국S&P500'(558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532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461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저가 매수 수요와 관망심리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코스피도 3700~3800선에서 지지력을 확인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국 물가·고용 지표 발표 전까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변동성 장세는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벌어진 상황"이라며 "실적과 유동성의 싸움은 내년까지 이어질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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