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군의 잠수함 시대를 연 대한민국 1번 잠수함 장보고함(SS-Ⅰ, 1200톤급)이 올 연말 퇴역을 앞두고 19일 마지막 항해를 실시하며, 34년간의 대한민국 해양주권 수호 임무의 마침표를 찍었다.
19일 해군에 따르면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했다. 함정 인수요원, 정비요원, 감독관 등 100여 명의 해군 장병 및 관계관이 1990년 10월부터 순차적으로 파견됐고, 1992년 8월에 부대를 창설해 같은 해 10월 독일에서 장보고함을 인수했다. 장보고함은 1993년 4월 도크선에 탑재된 상태로 독일을 출발해 같은 해 5월 대한민국에 도착했다.
해군은 미지의 영역인 대한민국의 수중을 개척할 첫 잠수함의 함명을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을 설치하고 해양을 개척했던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따서 ‘장보고함’으로 명명했고, 함정번호는 SS-061로 부여했다. 장보고함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구 둘레 15바퀴가 넘는 약 34만2000 마일(약 63만3000km)을 안전하게 항해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장보고함은 이날 오후 진해군항을 출항해 약 2시간의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입항했다. 장보고함이 부두에 홋줄을 걸고 ‘입항’ 방송을 하자 진해군항에 정박 중인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리며 마지막 항해를 축하했다.
해군잠수함사령부(이하 ‘잠수함사’)는 장보고함 입항에 맞춰 장보고함의 안전항해와 임무완수를 기념하고, 세대를 잇는 잠수함 정신 계승과 ‘1번 잠수함의 유산’을 되새기기 위해 마지막 항해를 축하하는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잠수함사 부대원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안병구 초대함장과 마지막 함장인 이제권(소령) 함장은 마지막 항해에 사용한 태극기(항해기)에 서명을 하고 기념 화환을 전달받았다.
마지막 항해를 함께한 안병구(예, 준장) 초대함장은 “장보고함 도입 이전 수중은 우리 해군의 영역이 아니었다. 미지의 세계였던 대한민국의 바닷속을 개척한 ‘해양의 개척자’ 장보고함의 처음과 마지막 항해를 함께해 영광이었다”며 “90년대 초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하고 운용기술을 배워왔던 우리 해군이 3000톤 이상의 잠수함을 운용하며,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디젤 잠수함 운용국으로 눈부시게 발전한 모습을 보며 가슴 벅찬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2년 8월 1일 부대를 창설한 장보고함은 인수과정을 거쳐 1993년 6월 1일 대한민국의 첫 번째 잠수함으로 취역했다. 장보고함 취역에 따라 대한민국 해군은 명실상부한 수상·수중·공중의 입체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장보고함은 1997년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약 1만8000km) 단독 항해에 성공하며 장거리 잠항과 원해 작전능력을 세계에 입증했다.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국 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 척을 모의 공격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으며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한 잠수함 운용능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또한, 장보고함은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Silent Shark),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REACH)에도 참가하며, 잠수함이 참가하는 주요 해외훈련에 모두 참가한 첫 잠수함이기도 하다.
장보고함은 ‘백번 잠항하면 백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의 안전신조를 새기고 동·서·남해와 해외를 종횡무진 누비며 2011년 안전항해 20만 마일, 2019년 안전항해 30만 마일을 넘어 마지막 항해 당일까지 34년간 34만2000만 마일을 안전항해하며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완수했다.
장보고함은 2023년까지 작전임무를 수행하다 2024년에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승조원 교육훈련, 수리함정 팀워크 훈련, 잠수함승조원 자격 유지를 위한 훈련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잠수함승조원의 전비태세 유지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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