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베트남 채소값 폭등, 파가 닭고기보다 비싸다?

  • 시장 상인들 "토마토 등 채소들 품귀… 일부는 고기값 넘어"

폭우로 인해 베트남에서 채소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폭우로 인해 베트남에서 채소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에서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파와 허브류가 닭고기보다 비싸지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호찌민시와 하노이 지역의 시장에서는 최근 채소 가격이 전날보다 1000~2000동(약 560~1110원)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0~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찌민시의 주요 시장 및 마트에서는 파, 딜, 토마토 가격이 kg당 8~12만 동까지 올랐다. 일부 품목은 닭고기나 오리보다 비싼 수준이다. 특히 파는 1kg당 8~10만 동, 어성초와 고수는 7만 동, 곱슬 바질은 6만 동, 딜은 최대 12만 동에 거래되고 있다. 브로콜리는 품귀 현상을 보이며 1kg당 6만~6만5000동으로 약 50% 상승했다.

대형마트인 MM 마켓, 고!(Go!), 이온(Aeon) 등에서도 채소 판매 가격이 5000~1만5000동가량 인상됐다. 공심채는 한 단에 3만5000동, 아마란스(비름나물)는 3만 동, 상추는 4만 동, 토마토와 오이는 1kg당 5만~7만 동 수준이다.

도매시장으로 들어오는 채소 공급량은 하루 2300~2400톤에 불과하다. 날씨가 다소 회복됐지만, 파와 브로콜리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호찌민시의 상인 A씨는 “잎채소, 허브, 소고기용 토마토 등은 쉽게 상해서 지금은 닭이나 오리보다 비싼 상황이며 일부는 돼지고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래 폭우가 이어지면서 파와 딜이 쉽게 물러지고 부패율이 올라 공급이 줄었다”며 “예전에는 2~3일 보관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당일에 다 팔아야 하고, 심지어 물량마저 적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노이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재래 시장 등지에서 청경채, 쑥갓 등의 채소 가격이 지난달보다 두 배 가까이 오름세를 보였다. 토마토는 1kg당 5만 동, 스위트 리프 한 단은 2만5000동, 쑥갓은 2만 동이다.

하노이 하동 지역 주민 민안 씨는 “무게 1kg이 안 되는 토마토 6개를 샀는데 상인이 3만 동이라고 해서 놀랐다”며 “예전엔 같은 양을 2만 동에 샀는데 30%나 오른 셈”이라고 강조했다. 반라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인 리엔 씨는 “이 시기에 채소값이 이렇게 오른 적은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통은 설 이후 날씨가 나빠지면 채소값이 조금 오르지만 올해는 며칠씩 이어진 폭우와 홍수로 공급이 크게 줄었다“며 “홍수 뒤에 다시 심은 채소는 아직 수확 시기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도매시장에 가면 주머니 속 돈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다”라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이 사지도 못하고 토마토나 감자, 일부 잎채소처럼 잘 팔리는 식재료들만 조금 사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반꽌 녹색 도매시장을 비롯한 일부 도매시장에서는 감자와 고구마 가격이 1.5배에서 2배로 뛰었다. 20kg 한 포대가 50만~60만 동에 거래되고 있다. 토마토는 1kg당 4만5000~4만8000동 수준이다. 리엔 씨는 “1kg에 5만 동에 토마토를 팔아도 새벽에 나가 물건을 가져오는 수고에 비하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채소값의 폭등은 원래부터 보관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폭우와 침수로 재배 여건이 악화되면서 파와 콜리플라워같이 날씨에 민감한 채소 재배가 줄어든 탓이 크다. 

여기에 더해 서부 및 럼동 지역의 많은 농민들은 비에 강한 품종으로 재배를 전환하는 추세다. 이런 이유로 파와 콜리플라워 공급이 더 감소하자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이다. 아울러 ▲비료 ▲종자 ▲농약 등 재배 비용이 약 20% 상승한 데다 주요 공급 지역의 작황 부진이 겹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호찌민시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 대비 0.14%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고 10개월 평균 상승률은 4%를 기록했다. 특히 11개 주요 품목 중 9개가 가격 상승을 보였고, 그중 식품류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수로 인한 식품 및 외식비 상승, 원재료 비용 증가, 사립학교 등록금 인상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거·전기·수도·건축자재·의류·가전 등도 소폭 상승해 연말 소비 회복과 생산비 증가가 물가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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